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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휴가를 일본으로 가려던 직장인 A씨는 24일자 엔화 환율을 보고 깜짝 놀랐다.
24일 오전만 해도 1,100원대였던 엔화가 불과 몇시간 만에 1,165.95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급상승 하던 엔화는 1,146.68원으로 마감해 전일 대비 63.48원이나 상승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서 급등한 엔화 탓에 23일까지 환전을 해둔 이들과 24일 이후 환전을 할 여행객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까지 엔화 환전을 한 이들은 엔화를 저렴한 가격에, '브렉시트'가 결정된 24일 이후 엔화 환전을 하게 될 이들은 비싼 가격에 엔화를 사게 됐기 때문이다.
'브렉시트'냐 '브리메인'이냐, 전날까지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었던 영국의 'EU 탈퇴' 여부의 결과가 나오면서 전세계가 후폭풍을 경험하고 있다.
당장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가치는 폭락하고 달러 및 엔화 가치는 올라가는 국면을 맞게 되면서 앞으로 유럽행 여행객들은 환차익을, 일본행 여행객들은 환차손을 겪게 됐다.
갑작스러운 엔화 급등에 이날 닛케이지수는 7.9%나 폭락한 상태로 마감됐다. 파운드화는 장중 10% 폭락했다.
영국과 한국은 교역량이 많지 않은 만큼 정부는 브렉시트가 한국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EU의 분열이 야기하는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한국과 밀접한 세계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하고 있어, 당분간 한국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하기 때문에 금융과 외환시장의 요동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 증시와 외환 시장이 미국과 EU 등 해외 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날을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여행객들이 울고 웃는 상황은 그저 작은 해프닝에 불과할 뿐이다. 단순히 여름휴가에만 영향을 미친다면 큰 고민거리는 아닐 것이다.
상황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브렉시트의 충격파가 경기 침체의 서막이 아닐까 걱정될 따름이다.
한편 이날 있었던 역사적인 국민투표에서 영국인의 51.9%는 EU 탈퇴를, 48.1%가 잔류를 선택해 영국은 1993년 EU가 출범한 이후 처음 EU를 탈퇴한 국가가 됐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