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관리하던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해당 경찰관들은 문제가 되자 슬그머니 사표를 냈고,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일부 확인하고도 징계 없이 수리한 뒤 쉬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부산 A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이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김모(33) 경장은 자신이 관리하던 모 고등학교 1학년 B(17)양과 방과 후 차 안에서 성관계를 했다.
22개월째 해당 업무를 맡아온 김 경장은 올해 3월 고등학교에 진학한 B양을 알게 됐다.
김 경장은 B양이 학교를 자주 빠지는 등 문제를 일으키자 여경 1명과 함께 B양과 여러 차례 상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는 B양이 친구들에게 "경찰관과 잠자리를 했다"고 말하면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 경장은 지난 10일 "부모의 사업을 물려받는다"면서 사표를 제출했다.
A 경찰서는 김 경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하고도 문제로 삼지 않아 징계절차 없이 사표가 수리됐다.
A 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여고생이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가 아니라서 성관계를 했다는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B 경찰서에서도 지난달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B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정모(31) 경장이 지난 9일 "경찰관이 적성에 맞지 않다"며 사표를 제출했고, 15일 수리됐다.
정 경장도 담당 여고생과 성관계를 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사표를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정 경장은 13개월간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활동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직 경찰관인 장신중씨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부 내용을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관들의 사표가 수리되기 전에는 해당 경찰서에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면서 "만약 알았다면 사표 수리를 보류하고 징계절차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해당 경찰서에서 이 문제를 알고 있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전담 경찰관은 각급 학교에 배치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강연을 하고 비행 청소년과 상담하면서 바른길로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에는 이들 2명을 제외하고 49명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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