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토익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생의 외출·외박을 일정 기간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처사라고 21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해양 인력을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국립대 1학년이던 A씨 등 10여명은 작년 9월 '두 달 내에 토익 성적 550점을 넘지 못하면 외출·외박을 금지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학생들은 11월까지 이 점수를 얻지 못했고 기숙사 관장 겸 지도교수는 5주간 이들의 외출과 외박을 금지했다.
A씨 등 2명은 학교의 조치로 사생활이 침해당했다면서 작년 10월과 올해 3월, 두 차례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학교 측은 "다국적 선원이 늘어나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토익점수 650점을 얻지 못하면 졸업이 유예되는 졸업 인증제 때문에 불가피하게 '충격요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처를 한 뒤 토익 성적 550점 미만 학생이 52명에서 27명으로 줄어든 것을 근거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대학 교육의 자율성도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해석했다.
인권위는 "교육목적을 실현하고자 학생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도 그 정도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해당 조치가 학칙이나 규정을 따르지도 않았고 학부 구성원과의 사전 협의 등 합리적인 절차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라며 "교육목적에 비해 피해자들이 침해받는 자기 행동 결정권의 제한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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