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물대포' 맞고 사경 헤매는 아빠 위해 UN서 연설한 딸

인사이트제32차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백민주화씨가 국내 집회·결사의 자유 실태를 알리는 모습 / 연합뉴스


[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의 딸 백민주화씨가 한국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17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장에서 지난해 민중총궐기 대회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백남기씨의 딸 백민주화씨가 발언에 나섰다.


이날 백씨는 NGO단체를 대신해 "정부는 시위를 집회가 아닌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며 "시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경찰은 수백대의 차벽과 수천명의 경찰로 주요 도로와 거리를 막고 시위대에 캡사이신이 들어간 물대포를 쏘았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지난해 3차 민중총궐기 행진 후 열린 정리 집회에서 인사말 도중 눈물을 흘리는 백남기씨 딸 백도라지(왼쪽), 백민주화(오른쪽) / 연합뉴스


이어 "정부가 전면적인 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7개월 동안 그들이 한 것은 고작 언니를 한번 소환한 것 뿐"이라며 "사람이 누군가를 쳤다면 당연히 사과를 해야하고 자기가 한 잘못을 고치기 위한 모든 일을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어떤 사과도, 수사기관의 조사도, 정의도 없었다"며 아버지 백남기씨가 쓰러진지 반년이 넘었지만 경찰수사는 제자리임을 비판했다.


백씨는 마지막으로 "5초만 허락해준다면 제 아버지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고 싶다"며 백남기씨가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있는 사진을 5초간 들어보였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지난해 물대포는 4차례만 사용하는 등 폭력적인 참가자들에게만 엄격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용했다"며 "백남기 농민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고 합법적 집회의 평화로운 참가자들은 처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