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사고를 가슴 아파하는 국민이 모아준 성금 일부를 학교 운영비로 썼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에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뒤 지난 2014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탁구부 운영비, 운동장 수리비 등으로 약 9천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상세히 살펴보면 탁구부의 운동복과 소모용품 구매, 급식비, 전지훈련 경비, 운동장 배수로 정비, 교복 공동구매 비용 등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사고로 인한 후유증을 수습하기 위해 쓰라고 모아준 국민의 성금을 이와 상관없는 학교 운영비에 쓴 것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발전기금'은 학교교육시설 보수 및 확충, 교육용 기자재와 도서 구입, 학교체육 활동 기타학예활동의 지원, 학생복지 및 학생자치활동 지원으로 특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학교발전기금'으로 편입된 세월호 국민 성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쓰이지 못한 것이다.
단원고 관계자는 "지금 문제되는 돈은 세월호 참사가 없었다면 모이지 않았을 돈"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월호 성금의 성격을 지닌 돈이라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따라서 학교운용기금은 학교가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것인데, 세월호 참사로 모인 돈을 학교발전기금에 편입시켜 학교 운영에 사용한 것이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많은 돈을 내주신 국민의 마음이 제대로 이행되려면 이제라도 외부 기관에 '성금' 관리를 위탁해 투명하고 합법적인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