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2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 담당 임원 이모씨 등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은 오랫동안 신 회장 부자의 자금을 총괄 관리해온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11일 이들 3명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장부, 컴퓨터 저장장치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검찰은 애초 그룹 차원의 전면적 압수수색에 나선 10일 이들에게도 압수수색을 집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들이 연락을 끊은 채 종적을 감춰 영장 집행을 하루 미뤘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일도 수사 비협조의 하나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롯데그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이래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는 이들이 처음이다. 검찰이 수사의 핵심 의혹인 신 회장 부자의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셈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도 확인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홈쇼핑과 그룹 컨트롤타워에 해당하는 정책본부 등에서 주요 자료가 파기되거나 다른 곳으로 빼돌려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다른 계열사나 납품업체와의 거래 과정에서 매출 등을 누락하고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해외 진출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해외기업 인수합병(M&A)으로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이 기업은 2014년에도 일부 임직원이 홈쇼핑 론칭이나 황금시간대 광고 편성 등의 명목으로 납품업체에서 리베이트를 받거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가 드러나 신헌 전 롯데쇼핑 대표 등 관련자 10명이 처벌을 받았다.
검찰은 10일 그룹 차원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부자의 개인금고도 각각 압수했으나 수사 단서가 될 만한 자료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주요 자료를 미리 다른 곳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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