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지하철 '스크린도어 노동자' 19살 이 군의 하루 (영상)

JTBC '뉴스룸'

 

[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로 숨진 김 군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동료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지난 8일 JTBC '뉴스룸'은 숨진 김 군과 같이 스크린도어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19살 이모 군의 하루를 보도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지 7개월째인 이 군은 이날 오후조에 배정돼 밤 10시까지 4호선 혜화역에서 수유역까지 6개 역을 점검해야 했다.

 

아래를 통해 스크린도어 노동자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자.

 

# 오후 1시, 충정로역 은성PSD 사무실에서 나온 이 군과 동료 



 출근 전 장애 신고가 접수된 수유역으로 갔으나 정상이다


 

이 군은 출근 전부터 스크린도어 개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인 'HMI'가 고장났다는 신고를 받고 수유역으로 이동했다. 

 

수시로 들어오는 장애 신고를 처리하는게 급선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군이 현장에 도착해보니 기계는 정상이었다.

 

# 이어서 들어온 쌍문역 장애 신고 역시 정상


 

이처럼 장애들은 부품이나 장치들이 노후화해 오작동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 일일점검을 하기 위해 홀로 역무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이 군을 갑자기 역무원이 불러 꾸짖었다.


 

책임자급 역무원은 이 군에게 "메스컴에도 다 나왔잖아. 일일점검이 항상 2인 이상이지. 1인이 어딨어"라며 꾸짖었다.

 

일일점검은 선로로 들어갈 일이 없기 때문에 혼자서 하게 돼있었지만 역무원들도 관련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군의 해명에도 역무원은 서울메트로와 은성PSD에 전화해 교육을 제대로 시키라고 얘기했다. 

 

결국 돌아가라는 역무원의 지시에 이 군은 이 역을 점검하지 못하고 나왔다.

 

# 이후 혜화역에서 수유역까지 6개 역사 일일점검을 끝내고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 간단히 식사하며 쉬는 공간인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화장실 앞에 있는 UPS실

 

 

3평 남짓한 공간에 간의 의자 3개와 탁자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 군은 이곳에서 동료와 함께 밥을 먹기로 했으나 동료는 장애 처리로 오지 못하게 됐다.

 

# 홀로 밥 먹으러 나가는 길에 장애 신고가 또 들어왔다

 

 

장애 신고가 들어와 밥도 먹지 못한 채 급히 신고가 접수된 곳으로 가야했다. 1시간 내로 가지 않으면 페널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이 몰리는 퇴근시간대에는 장애가 폭증해 끼니를 제때 챙기기란 쉽지 않았다. 숨진 김 군이 가방에 컵라면을 넣고 다니는 이유였다. 

 

# 동료가 아슬아슬하게 스크린도어를 붙잡고 센서를 닦고 있다 

 


이 날만 벌써 세번째 장애가 발생한 4호선 창동역 계단 앞 스크린도어에는 이 군을 도우러 온 동료 직원이 선로에 나가 아슬아슬하게 스크린도어를 붙잡고 센서를 닦았다. 자주 발생하는 센서 장애는 발생 즉시 수리해야 한다. 

  

# 별다른 안전 장비도 없이 위험천만한 일을 하는 이군에게 주변 사람들은 만류한다

 

 

숨진 김 군도 이와 같은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했고 수차례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가 보도되면서, 주변사람들은 이 군에게 "그만두라"고 조언했다.

 

# 저녁 9시 반, 점검을 마시고 사무실로 복귀할려는 찰나 또 다시 접수된 신고로 이 군은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이 군 

 

JTBC '뉴스룸'

 

이렇게 이 군의 하루에는 김 군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노동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스크린도어 노동자' 19살 이 군의 하루 (영상)

 

YouTube 'JTBC News'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