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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순걸기자 = 최근 발생한 '구의역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던 법안이 지난 19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발의됐지만, 정부의 부정적 의견 표명으로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박주선 국민의당 최고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9대 국회에서 국민의 생명안전업무 종사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정부와 새누리당의 반대로 폐기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더민주 이인영 의원 등 야당 의원 23명은 세월호 참사 발생을 계기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세월호 참사의 핵심은 규제완화, 외주화, 민영화와 함께 생명안전업무의 비정규직화에 있었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업무는 고용 또는 신분이 안정된 근로자가 담당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직무 수행으로 안전관리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고용노동부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박 의원이 입수한 노동부 의견서에 따르면 노동부는 "해당 법안의 기본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생명·안전과 근로자 보호는 기본적으로 안전시스템 강화를 통해 이뤄져야 하고 고용형태에 대한 제한은 최소한으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해당 법안이 자발적으로 비정규직(특히 단시간)으로 종사하고자 하는 자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봉쇄하게 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한마디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가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이 되고 싶어 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오히려 노동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구의역 사고의 책임을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며 "물론 서울시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그에 앞서 정권과 19대 국회, 특히 새누리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