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스페인에 무려 6골이나 내주며 20년 만에 최다실점의 참사를 당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스페인에 1-6로 완패했다.
한국 축구가 한 경기에서 6골을 내준 것은 1996년 12월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2-6으로 패한 이후 20년 만이다.
지난해 9월 태극전사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부임 이후 최다실점을 맛봤다.
여기에 첫 유럽 원정에 나선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8월 9일 북한과 0-0 무승부 이후 10경기까지 이어진 무실점 기록(쿠웨이트전 3-0 몰수승 포함)을 10경기에서 마감했다.
한국은 체코 프라하로 이동해 오는 5일 FIFA 랭킹 29위 체코와 유럽 원정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아시아 맹주'를 자처한 슈틸리케호에 유럽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객관적인 실력 차 뿐만 아니라 나와서는 안 될 치명적인 실수가 모두 실점으로 이어졌고, 어렵게 따낸 슈팅 기회에서는 철저하게 결정력이 떨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황의조(성남FC)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2선 공격수로 손흥민(토트넘)과 남태희(레퀴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배치했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카타르SC)이 더블 볼란테를 맡은 가운데 포백(4-back)은 윤석영(찰턴), 김기희(상하이 선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광저우 푸리)로 구성됐다. 골문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지킨다.
이에 맞서는 스페인은 4-3-3 전술을 바탕으로 모라타(유벤투스)를 중심으로 놀리토(셀타비고)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시티)가 스리톱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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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가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맡은 가운데 세스크 파브레가스(첼시)와 브루노 소리아노(비야레알)가 좌우 날개로 나섰다. 포백은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첼시), 헤라르드 피케(바르셀로나), 마르크 바르트라(바르셀로나), 엑토르 베예린(아스널)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백전노장' 이케르 카시야스(포르투)가 꼈다.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개막을 코앞에 둔 스페인은 사실상 1군 전력으로 나서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정밀한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며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한국을 몰아친 스페인은 전반 30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다비드 실바의 기막힌 왼발 프리킥으로 먼저 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은 2분 뒤 장현수의 백패스 실수를 틈타 놀리토가 내준 볼을 파브레가스가 텅 빈 골대를 향해 추가골을 넣었고, 전반 38분에는 역습상황에서 놀리토가 또다시 한국 골문을 흔들어 전반에만 3득점했다.
맥없이 3골이나 허용한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의조를 빼고 석현준(포르투)를 투입하고, 후반 16분에는 주세종(서울)과 이재성(전북) 등 K리그 선수들을 내보내 변화를 추구했다.
하지만 스페인은 쉽게 공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스페인은 후반 5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티아고 알칸타라(뮌헨)가 올린 볼을 모라타가 골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네 번째 골을 기록했다. 3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베예린의 패스를 받은 놀리토에게 또다시 실점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 공세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주세종의 강한 중거리슈팅이 스페인 수비수 맞고 굴절되며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힘겹게 영패를 모면했다. A매치 4경기째 만에 터진 주세종의 데뷔골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막판 수비진이 허무하게 무너지며 모라타에게 6번째 실점하고 5골차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