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논란이 일었던 소방당국의 2억원짜리 '벤츠 구급차'가 결국 '가성비'가 최악임을 드러냈다.
27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소방방재청은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총 약 300억원의 예산을 들어 약 140대의 벤츠 구급차를 구입했다.
벤츠 구급차에는 환자 상태를 바로 알 수 있는 원격 영상시스템 등 최첨단 장비가 설치돼 있어 가격이 국산 구급차의 약 3배에 달하는 '2억원'이었다.
하지만 차량에 설치된 영상시스템이 국내 통신 환경에 잘 호환이 되지 않아 연결만 해도 5분씩 걸리기 일쑤였다.
고장 났을 때 필요한 부품값도 너무 비싸고 수리 또한 오래 걸려 운행에 부담이 컸으며, 국산 구급차보다 차체가 1m 가까이 긴 탓에 좁은 곳에 들어가기도 불편했다.
좌측은 '벤츠 구급차'의 뒷모습, 우측은 내부 모습 / Instagram (좌) 'leebin0122' (우) 'dbssungho'
현장의 직원들도 멀리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구급차는 5년간의 운행 기간이 끝난 뒤 결국 폐차장으로 직행했다. 불특정 다수가 타는 구급차 특성상 민간매각도 안 되기 때문이다.
폐차 과정에서 받은 돈은 고작 고철값으로만 약 50만원 남짓. 이에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소방관의 처우 개선에 돈을 쓰라는 외침은 외면하면서, 애먼 곳에 '혈세'를 헛되이 쓰고 있었느냐"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구급차 특성상 감염 우려 때문에 모두 폐차해야 한다"면서 "익산소방서에서 운행하는 벤츠 구급차도 기간이 끝나면 조만간 폐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