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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초등학생의 머리를 종이 뭉치로 한 대 때리면 신체적인 학대에 해당할까?
전국 시·도 교육청이 교권 지키기에 나선 가운데 이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돼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1심은 무죄로 판단했다.
27일 법원 등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내 한 초등학교 5학년 A(53) 담임교사는 지난해 B군의 부모로부터 "아들을 신체적으로 학대하고 같은 반 학생들과 차별해 정서적으로도 학대했다"며 고소를 당했다.
B군의 부모는 "지난해 4월 아들이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것을 보고 A교사가 자신의 말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딱딱한 종이 뭉치로 아들의 머리를 한 차례 때리는 등 학대했다"며 분노했다.
이 부모는 "앞서 수업 중 C군이 아들을 간지럽히는 장난을 쳤는데도 A교사가 C군은 말로만 혼내고 아들은 교실 뒤로 쫓아내는 등 같은해 3∼4월 3차례에 걸쳐 아들만 혼내 반 아이들과 차별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A교사는 경찰과 검찰의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18일 A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교사가 B군을 다른 학생과 차별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들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A교사에게 유리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교사는 평소 반 학생들에게 종이는 폐휴지 함에 버리라고 강조했는데 B군이 수업시간에 갑자기 일어나 책상에 있던 종이를 폐휴지 함이 아닌 일반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이를 지적하며 종이 뭉치로 머리를 한 대 때린 행위는 훈육 목적 외에 개인감정 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A교사의 행위가 교실에서 이뤄졌는데 이를 목격한 같은 반 학생들과 B군 측의 진술에 일부 차이가 있다"며 "A교사의 행위가 담임교사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별개로 치더라도 차별 등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까지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지난 26일 의정부지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