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2일(화)

중고생 등교시간 늦추니 '행복감' 높아졌다


연합뉴스

 

중고등학생들의 아침 등교시간을 1시간 가량 늦추자 삶의 행복감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14년 7월 취임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9시 등교'를 권장하면서 현재 경기도에 있는 중학교 99.7%, 고등학교 92.1%가 관련 등교 정책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학생의 심리 변화 양상이 조사된 것이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홍승철 교수팀은 경기도에 있는 중학교 1곳(조사 대상 263명), 고등학교 1곳(104명)을 10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중학생 등교 시간을 8시 20분에서 9시로, 고등학생 등교 시간을 8시에서 9시로 각각 조정한 다음 2개월, 12개월 이후 학생들의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조사했다.

 

먼저 중학생의 전반적인 행복감은 기존 5.87점에서 9시 등교 2개월 후 6.89점, 12개월 후 6.92점으로 각각 개선됐다.

 

고등학생 역시 기존 5.60점에서 2개월 후 6.64점, 12개월 후 6.56점으로 상승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태를 보였다.

 

아침 식사를 하는 학생도 늘었다. 중학생은 기존 5.03회에서 2개월 후 5.53회, 12개월 후 5.65회로 늘었고, 고등학생은 기존 4.53회에서 2개월 후 5.15회, 12개월 후 5.56회로 상승한 아침 식사 횟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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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연구에서는 등교 시간을 늦추면 지각, 수업 중 졸린 정도, 수업시간 집중도 등 학습 태도가 개선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중학생의 지각 횟수는 기존 1.38회에서 2개월 후 1.12회, 12개월 후 1.04회로 줄었고, 고등학생의 지각 횟수는 기존 1.19회에서 2개월 후 0.90회, 12개월 후 0.94회로 8시 등교 당시보다 우수했다.

 

수업 중 졸린 정도는 중학생의 경우 기존 4.87점에서 2개월 후 4.07점, 12개월 후 4.30점인 것으로 조사됐고, 고등학생은 기존 5.55점에서 2개월 후 4.60점, 12개월 후 4.74점으로 개선됐다.

 

특히 수업 집중도는 중학생은 기존 5.83점에서 2개월 후 6.48점, 12개월 후 6.80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고, 고등학생 역시 기존 5.43점에서 2개월 후 6.14점, 12개월 후 6.52점으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단, 등교 시간을 늦추더라도 분노, 자살과 같은 심리 상태가 개선되긴 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진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홍승철 교수는 "중고등학생 모두 9시 등교를 시행하고 12개월이 지나도 총 수면시간은 증가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등교 시간 연장은 청소년의 생리적인 일주기 리듬에 좀 더 맞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수면의 질 향상을 비롯해 감정, 학교생활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대만에서 개최된 제4회 국제 소아과수면학술대회(The 4th International Pediatric Sleep Association Congress)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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