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서거 7주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슴 뭉클한 어록 10


사람사는세상

 

[인사이트] 정희정 기자 = 오늘(23일)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생전에 시원시원한 말투와 촌철살인 같은 화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뻥 뚫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적인 발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반면에 공식 석상에서 잇따른 강력 발언으로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걸맞지 않는다며, 지나치다는 비판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것은 가장 서민과 가깝게 어울리려고 노력했던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7주기를 기리며 그의 가슴을 울리는 어록 10가지를 다시 짚어보자.

 

1.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하루하루 신명나게 사는 세상입니다"

 

연합뉴스

 

지난 1988년 4월 26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13대 총선에서 부산 동구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한 연설의 일부이다. 

 

당시 초선의원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처음으로 국회 단상에 올라 암울했던 노동 현실을 꼬집으며 이같이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람 모두가 먹는 것 입는 것 이런 걱정 좀 안하고 더럽고 아니꼬운 꼬라지 좀 안보고 그래서 하루하루가 좀 신명나게 이어지는 그런 세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만일 이런 세상이 좀 지나친 욕심이라면 적어도 살기가 힘이 들어서 아니면 분하고 서러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일은 좀 없는 세상 이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이의 있습니다. 반대토론을 해야 합니다" 

 


연합뉴스

 

1990년 1월 노태우 대통령이 있던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가 있는 통일민주당, 김종필이 총재로 있던 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은 큰 충격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밀실야합'이라고 규정하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며 이같이 발언했다. 정치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은 당당하게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3. "제왕적 대통령제는 청산해야 할 유신 잔재"

 

2001년 가을,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예비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이 정당 민주화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해당 내용은 그의 서거 이후 집핀된 자서전 <운명이다>에도 담겨있다.

 

4.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그냥 우리의 땅이 아니라 40년 통한의 역사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는 역사의 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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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한일관계에 대한 대통령 특별담화'를 발표하면서 당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왜곡, 지방정부의 '다케시마의 날' 선포 등 일본 정부가 한 도발에 대해 "우리는 결코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5. "제일 반가운 사람들, 제일 미안한 사람들"

 

2000년 4·13총선에서 노 전 대통령은 부산 북강서 을에 세번째 출마했지만 한나라당 후보에게 큰 표 차로 지게된다.

 

이후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며 응원하는 팬클럽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등장했고 그는 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6. "어머니가 이런 얘기하시면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노 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을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그의 솔직함과 소탈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7. "청와대 담장 안에 있는 대통령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어쩌면 여러분과 소주 한 잔을 나누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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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비전을 역설한 연설 중 일부다.

 

"저 높디높은 청와대 담장 안에 가만히 앉아 계시는 대통령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내려와서 여러분과 함께 하는 대통령이 탄생할 겁니다. 때로는 경호원 없이 동대구 시장에 부산시장에 불쑥 나타나는 지도자를 보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여러분과 소주 한 잔을 나누게 될지도 모릅니다."

 

8. "일제가 끝나면 그 나라 지도자는 항일 독립세력이 돼야 한다"

 

이 역시 2001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 연설 중 일부로 주옥같은 발언으로 꼽힌다.

 

9.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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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 10일 당시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이었던 노 전 대통령은 <노무현이 만난 링컨> 출판기념회에서 "진정한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보통 사람들이 살기 좋은 한국을 만들기 위해 16대 대선에 출마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야 됐다.

 

10. "그럼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그렇게 하면 대통령 자격 있고, 이 아내를 그대로 사랑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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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의 장인이 좌익 활동을 하다가 처벌받은 것이 문제가 되면서 아내 권양숙 여사와 결혼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한 발언이다.

 

"장인은 결혼하기 훨씬 전에 돌아가셨는데, 저는 이 사실을 알고 아내와 결혼했습니다. 지금까지 서로 사랑하면서 잘 살고 있습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여러분이 그런 아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신다면 저 대통령 후보 그만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