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시사기획 창'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집값이 너무 비싸서 서울을 떠나려 합니다"
최근 서울특별시 정책 씽크탱크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2~30대 70% 이상이 서울시를 벗어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직장, 문화 시설 등 20대에게 필요한 모든 여건이 갖춰져 있지만 삶의 가장 기본 단위인 '집' 문제가 족쇄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016년 현재 기준으로 서울시 전셋값은 3.3제곱미터 당 1천만원을 넘어섰다. 당장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이들이 집값에 육박하는 전셋값을 못 내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때문에 현재 서울에 거주 중인 2030 세대는 대개 높은 월세와 그에 비해 열악한 주거 환경을 견디며 서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30세대가 꿈꾸는 거주 환경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면서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것이다.
현재로서는 서울에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때문에 지난해 서울을 떠난 사람 3명 중 1명은 '30대'였을 만큼 사회 초년생들은 작게 나마 부를 축적하기 위해 서울을 떠나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2030 세대의 서울 이탈을 막기 위해 정부와 서울시가 청년 임대 주택 공급을 위해 팔을 걷어부친 것은 잘한 일이다.
2030 세대가 겪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주거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주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생활과 문화에 2030 세대가 쓸 수 있는 지출이 늘어난다.
이는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다양한 사람과 교류해야 할 2030 세대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며 소비가 진작돼 도시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2030 세대는 문화 소비의 욕구도 큰 만큼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문화계 종사자들도 지금보다 나은 경제적 여건을 가질 수 있다.
여러모로 필요한 정책일 뿐 아니라 성공해야 할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임대주택 건설은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인근 지역 주민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는 상황이다.
가계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인 '집값'과 '거주환경'이 변할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하지만 2030 세대가 서울을 떠나거나 소비하고 저축할 여력이 계속 없게 되면 결국은 집을 살 사람도 사라지게 된다.
2030 세대가 거주 문제 때문에 젊은 날의 대부분을 너무 힘겹게 보내지 않고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