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명단서 제외된 박태환이 한 말


연합뉴스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올림픽 출전 길이 막힌 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이 그래도 희망은 끈은 놓지 않았다.

 

박태환은 17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연합뉴스TV와 한 인터뷰에서 "잘 해결될 거라 믿고 훈련에만 집중하려 한다"면서 "올림픽에 꼭 나갈 수 있게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인천시의 배려로 전날부터 올림픽 규격의 50m 레인을 갖춘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오전, 오후 두 차례 훈련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는 훈련 여건이 여의치 않아 오전에는 일반인과 함께 25m 수영장에서 물살을 갈랐다.

 

박태환은 "환경은 너무 좋은데 힘든 상황이고, 코치와 훈련파트너도 없이 혼자 훈련해야 아쉽기도 하다.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지 않았어도 계속 목표를 가지고 해야 해 더 힘든 거 같다"면서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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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몸 상태나 컨디션 등을 묻자 "계획대로라면 외국에서 페이스를 계속 끌어올릴 시기인데 그렇지 못해서 사실 힘들긴 하다. 몸은 버틸 수 있는데 마음이나 정신이 힘든 것 같다"고 털어놓고 나서도 "내가 이겨내야 하고 버텨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나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지난 3월 2일까지 18개월 동안 선수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FINA 징계에서 풀린 뒤에는 지난달 열린 리우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출전한 네 종목 모두 FINA가 정한 리우올림픽 A기준기록을 통과하며 우승했다.

 

그러나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체육회 규정 때문에 리우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없는 처지다.

 

박태환 측은 지난달 26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를 신청했다가 일시 보류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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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은 CAS에 중재 신청을 한 데 대해 "제가 아니라 회사 측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최후의 방법이라고는 알고 있다. 그런 방법을 택해서 체육회와 대립하며 나가야 하는 것이 저로서는 아무래도 안 좋은 걸 아는데 조금도 체육회 입장이 변하지 않으니 아쉽기도 하고 답답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CAS에 제소까지 하면서 올림픽에 나가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안 좋은 일이 있고 나서 그걸 만회할 수 있는 시기에 올림픽이 열린다. 제가 생각했을 때 리우 올림픽은 20대의 마지막 올림픽이더라"면서 "그래서 더 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건 제가 수영선수이고 수영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리우올림픽이라는 무대가 간절해진다"고 덧붙였다.

 

박태환 측은 대한체육회에 회장 면담을 요청해 오는 25일 회장 대신 조영호 사무총장과 만날 예정이다.

 

박태환은 "면담으로 뭔가 결과가 바뀌어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된다면 제일 좋을 거 같다"고 체육회의 입장 변화를 바랐다.

 

한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파크 하얏트에서 열린 역대 올림픽 선수단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나도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박태환 선수가 올림픽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앞으로 체육회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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