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대학교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 / 연합뉴스
대학 동아리 활동이나 학과 행사 등에서 가혹행위, 성희롱 같은 인권 침해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는 물론 행사 책임자로 지정된 학생과 교수도 연대책임을 지는 등 처벌이 강화된다.
대학 동아리 활동이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과정 등에서 '오물 막걸리 세례'나 선배가 후배에게 폭언, 가혹 행위를 하는 등 인권 침해 사례가 매년 반복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 내 건전한 집단활동 운영 대책'을 마련해 각 대학에 학칙 개정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대책에 따르면 동아리 활동이나 학생회 활동, 학과 행사, 단과대학·대학 전체 행사 등에 대해 행사를 주관하는 학생과 담당 교수가 책임자로 지정된다.
책임자는 인권 침해 사고가 일어날 경우 연대책임을 진다. 대학은 책임자로부터 사전에 연대책임을 진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는다.
대학은 인권 침해 사고가 일어나면 가해자는 물론 연대책임자를 징계하는 내용과 해당 활동 운영 중지나 폐쇄, 재정지원 중단 등 제재 규정을 학칙에 반영한다.
교육부는 하반기 중 관련 내용이 학칙에 반영됐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예방활동도 강화된다. 현재 매년 1회 이상으로 규정된 성폭력 예방 교육을 비롯해 인권 침해 방지를 위한 예방 교육을 연 2회 이상 하고 인권 관련 교과목을 대학의 교양 과목으로 개설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인권 침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처리를 위해 신고·상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인권센터나 상담소 설치를 권장한다.
교육부는 매년 2월 대학생 집단연수 운영 안전 확보 매뉴얼을 대학에 내려보내는 한편 대학 측에도 지도·감독 강화를 당부하는 등의 조치를 해왔다.
그러나 올해도 신입생 OT에서 성희롱 논란이 발생하고 학과나 동아리 행사에서 선배가 오물이 섞인 막걸리를 후배에게 뿌리는 일이 발생하는 등 매년 비슷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대학의 학칙에 처리 규정이나 처벌 근거 등이 없어 막상 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리 과정에 혼란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학에서도 대학이 직접 주관하지 않는 행사라는 이유로 학과나 동아리 행사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하거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사건이 언론 등에 알려진 뒤에야 진상 조사를 하는 등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임시방편이 아닌, 학칙으로 관련 내용을 정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학칙에 이런 내용이 규정되면 대학에서도 사고 대처를 좀 더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