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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한국의 스타벅스를 성토하는 누리꾼들의 비난의 글이 쇄도했다.
이유는 국내 스타벅스 커피 값이 미국보다 2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고, 아울러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과도하게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현대경제연구원과 동아일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의 스타벅스 지수를 비교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4.85달러로 2.45달러인 미국보다 2배 가까이 비쌌다.
OECD 스타벅스 지수는 각국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을 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 평가(PPP)를 기준으로 환산해 비교하는 방법으로 측정됐다. 커피 값을 단순 비교한 것이 아니라 구매력을 반영해 '실질적인' 가격을 비교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스타벅스코리아는 인건비와 매장 임대료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 높다는 이유로 커피값이 미국에 비해서 비싼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 이유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인건비를 따져 보자.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장 직원인 '바리스타'의 인건비를 기본 시급 5,300원을 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5,210원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최저임금을 주고 있는 셈이다.(아래 사진 참고)
취업 커뮤니티에 올라온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15주년 기념 BARISTA 채용' 공고가 이런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 취업 커뮤니티
이에 반해 미국 기업 정보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에 따르면 스타벅스 바리스타의 경우 1시간당 8.80달러로 오늘(28일) 기준 시장 환율로 환산하면 약 8,910원이다.
물론 미국 스타벅스 매장의 기본 시급과 한국의 기본 시급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좀 불합리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로 우리돈으로 7,300원 정도이다.
미국 스타벅스의 경우 최저임금인 7.25 달러에 비해 시간당 1.55 달러(약 한화 1,600원)를 더 지급하고 있었다. 한국은 앞서 지적했듯 정확히 최저임금을 주고 있다.
물론 별도 수당은 반영되지 않았지만, 미국도 추가 근무 수당은 물론이고 다양한 복지혜택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심지어 모든 매장 직원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한국 스타벅스의 커피 값은 미국 보다 2배 가량 비쌌지만 정작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의 처우는 열악했다. 소비자에게 폭리를 취하고 있었지만 직원들 처우도 형편 없었던 것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측은 매장 스타일이 다르고 임대료가 비싸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언론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매장 임대료에 대해서도 스타벅스코리아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의 매장 임대료가 한국에 비해서 더 높다는 근거를 내놓지 못하면서 막연히 한국의 임대료가 높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과연 스타벅스코리아가 말하는 것처럼 매장 임대료가 한국이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등에 비해서 더 높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지난해 글로벌부동산컨설팅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가 1년간 64개국, 334개 주요 번화가의 임대료 추이를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제일 임대료가 높은 명동은 세계 9위에 랭크됐다.
9위면 높은 순위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명동 상권의 1㎡당 월평균 임대료가 75만60원이었던 반면 2위에 오른 미국 뉴욕 5번가의 경우 1㎡당 월 임대료 약 256만원에 달했다. 한국에 비해 3배 이상 임대료가 높았다.
1위는 홍콩이었는데 홍콩의 코즈웨이베이는 1㎡당 월 임대료 약 309만원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임대료가 높은 나라로 꼽히는 미국에 비해 한국이 더 임대료가 높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결국 2배 비싼 커피값과 절반에 불과한 인건비를 감안하면, 스타벅스코리아가 소비자들을 '봉'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미국의 스타벅스 본사와 국내 신세계 그룹이 지분을 절반씩 투자한 합작 회사로 올해 론칭 15주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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