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작년 담뱃값 인상으로 주저앉았던 담배 소비가 올해 1분기에 예년에 근접한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KT&G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담배 판매량은 177억 개비로 담뱃값 인상의 직격탄을 받은 작년 1분기(126억 개비)에 비해 40.4% 증가했다.
정부는 담배 소비 억제를 유도하면서 세수도 늘리기 위해 작년 1월 담뱃값을 2천원씩 올렸다.
이 영향으로 작년 1분기 담배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5.1% 급감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팔린 담배는 담뱃값이 오르기 전인 2014년 1분기(194억 개비)와 비교하면 9.2% 줄어 1년 새 감소폭이 크게 둔화됐다.
담배 소비는 계절별, 분기별로 편차가 있다. 겨울에는 소비가 줄고 여름과 가을에는 늘어난다.
특히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하는 1월이 끼어 있는 1분기는 담배 소비가 가장 적다. 매년 1분기 담배 판매 감소율은 2012년 10.5%, 2013년 5.9%, 2014년 13.0%였다.
담뱃값이 오른 작년 1분기 판매량은 126억 개비로 직전 분기(231억 개비)보다 45.4%나 줄어들었다.
그런데 올 1분기 판매량은 작년 4분기(185억 개비)보다 9억 개비만 줄어 감소율이 4.8%에 불과했다.
올해에는 '1월 효과'도 크지 않았다.
작년도 담배 판매량은 695억 개비로 2014년(894억 개비)보다 22.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금연 문화 확산으로 담뱃값 인상과 상관없이 담배 소비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여서 연도별 담배 판매량은 2011년 900억 개비에서 2012년 893억 개비, 2013년 884억 개비로 꾸준히 감소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올해 담배 판매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담배 판매량에 대해 하나금융투자는 799억 개비, 메리츠종금증권은 776억 개비, NH투자증권은 765억 개비, 키움증권은 763억 개비 로 예측했다.
KT&G는 올 1분기 국내에서 작년 동기보다 47.8% 증가한 105억 개비를 판 데 힘입어 영업이익으로 3천930억원을 올렸다.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8.3% 적은 것이지만 애초의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42% 웃도는 깜짝실적 수준이다.
올 들어 양호해진 실적을 발표한 데 힘입어 KT&G 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KT&G 주가는 지난 22일 전날보다 4.20%(5천원) 오른 12만4천원에 마감하며 이틀째 급등했다.
이날 장중 한때 12만5천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은 국내 담배 소비가 이렇게 빨리 회복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국내 담배 판매가 40%대로 증가한 것은 흡연자의 힘을 보여준 것"이라며 "담뱃값 인상에도 수요 감소는 최소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국내 담배 수요는 작년 대비 14.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는 기존 추정치 8.0%보다 대폭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흡연율을 조사해 발표하는 질병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작년 흡연율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르다"며 "매년 평가하는 자료를 봐야 흡연율이 어땠는지를 판단할 수 있지만, KT&G 실적이 아주 좋게 나왔다는 얘기는 들었다"고 말했다.
작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국민 22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4년도 흡연율은 24.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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