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북극곰은 왜 차가운 바다 속을 9일 동안 헤엄쳐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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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그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북극곰들이 쉬지 않고 수백km를 헤엄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캐나다 앨버타대학교 생물학자 앤드루 디로쉐가 알래스카와 캐나다 연안 북극해에서 6년 동안 추적해 연구한 100여 마리 북극곰의 생활상에 대해 보도했다.

 

디로쉐는 북극해 일대의 얼음이 깨지거나 녹으면서 수십~수백㎞를 헤엄치는 북극곰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 저널 '에코그래피' 최근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랫동안 서식할 수 있는 얼음을 찾아 망망대해를 건너는 북극곰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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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례 중 하나로 지난 2009년 9월, 북극곰 한 마리가 알래스카 북쪽 보퍼트 해로 뛰어들어 9일 동안 400km를 헤엄쳤다. 배를 채우거나 쉴 수 있을 정도로 큰 얼음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디로쉐가 추적한 북극곰 중 50km 이상 장거리 이동을 한 곰의 비중은 2004년 25%였지만 2012년에는 69%로 크게 늘어났다. 이에 대해 디로쉐는 북극해의 얼음이 많이 줄어든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북극곰이 1시간에 2km 정도를 헤엄칠 수 있는데 새로운 얼음을 찾아 50km를 헤엄쳤다는 것은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온종일 헤엄만 쳤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디로쉐는 "북극곰의 체지방과 새끼 수가 줄고 있다. 사냥 형태로 달라지고 있다"며 "30년 뒤면 보퍼트 해에서 북극곰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로 북극곰이 서식할 공간을 잃고 멸종위기에 처한 가운데, 2014년 한 연구에 따르면 보퍼트 해의 북극곰 개체 수는 2001년에서 2010년 사이 25~5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