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현대자동차 로고, (우)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내수 시장에서 만년 1위를 차지하며 고개를 뻣뻣하게 들던 현대기아차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빠졌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산 자동차들에게 밀리며 '제자리 걸음' 중이고 내수 시장에서도 하락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팔린 자동차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8.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4년 전 점유율과 같은 수치로 현대기아차는 수년째 세계 시장에서 제자리걸음 중이다. 반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합계는 14.7%로 2년 사이 2% 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상하이자동차는 10년 만에 세계시장 점유율 1.3%에서 6.4%로 폭발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기아차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 문제다.
상하이자동차와 GM의 합작 법인인 상하이 GM이 내놓은 뷰익 신형 라크로스 / 상하이 GM
내수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3월 현대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4.8%로 2년 만에 또다시 65%의 벽이 깨졌다.
지금까지 국내 완성차 시장의 75%이상을 점유하던 것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수치다.
반면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의 신차가 돌풍을 일으키는 등 비(非) 현대기아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형차에서는 르노삼성이 내놓은 SM6가 LF소나타를, 소형차에서는 한국GM의 스파크가 기아차 모닝을 눌렀다.
여기에 수입 신차까지 저렴한 가격에 물량 공세를 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한국 닛산이 최근 수입차 중에는 처음으로 2천만원대에 내놓은 알티마 5세대 / 한국 닛산
가장 큰 문제는 '미래에 대한 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최근 테슬라가 내놓은 전기차들은 연일 화제를 뿌리고 있다. 2년 뒤에나 나올 모델3 초기 1주일 예약은 전세계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났을 정도였다.
현대차그룹이 미래차로 '수소차'에 투자를 해왔지만 수소차 분야에서는 토요타에 한참 밀리고 있을 뿐더러 현재 상황으로는 전기차가 이미 새로운 차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스코, SK, 삼성과 손을 잡고 네트워크와 통신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개발에 나섰지만 변화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선점한 해외 업체들에 비해 뒤늦은 감이 있다.
현대차의 뒤늦은 추격이 다시 한번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글로벌 시장과 내수 시장 모두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 업계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