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관광객이 버리고간 쓰레기 치우는 우도·마라도 어르신들


우도면 제공 /연합뉴스

 

우도, 마라도 등 관광지로 각광받는 제주도 '섬 속의 섬' 방문객이 날로 증가하면서 쓰레기가 늘어나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제주도 동쪽의 부속섬 우도는 본섬과 뱃길로 10분 정도 거리인데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비경으로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관광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우도해양도립공원 탐방객은 205만7천여명으로, 역대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5천600여명이 방문한 것이다. 주말과 휴일에는 하루 8천여명이 우도를 찾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도면 주민이 1천700여명이니 하루에 주민 수의 3∼5배에 달하는 관광객이 우도를 찾은 셈이다.

 

올해도 이미 우도 방문객이 50만명을 넘어섰으며, 총 2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음식점이나 펜션 등 관광업소도 부쩍 늘어났고, 업소와 관광객이 배출하는 쓰레기 역시 급증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테이크 아웃 컵이나 음료수병 등의 흔적이 남아 미관을 저해하는 일이 적지 않다. 지난해 3월에는 한 여행단이 먹다 남은 도시락들을 무심코 버렸다가 추적조사 끝에 꼬리를 잡혀 10만원의 과태료를 무는 일도 있었다.

 

쓰레기 발생량이 늘어나면서 우도의 소각장은 포화 상태다.

 

우도면사무소에 따르면 우도 소각장의 소각 용량은 소각로 8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하루 1.5t 정도다.

 

지난해 우도 지역의 하루 평균 쓰레기 발생량은 4.08t이었다. 성수기에는 하루 5∼6t에 달했다.

 

재활용 분리배출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전부 처리할 수는 없었다. 소각시설을 연장 가동하려고 해도 인력 부족 등으로 불가능했다. 결국 쓰레기 상당 부분을 매립할 수밖에 없었다.

 

우도의 매립장은 2026년 포화 예정이지만, 지난해처럼 매립량이 많다면 포화 시기는 앞당겨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도면 제공 /연합뉴스

 

국토 최남단 마라도 역시 관광객이 상주 주민보다 훨씬 많다.

 

마라도에 주소를 둔 사람은 100여명이라고 하지만, 실제 상주하는 주민은 30∼50여명 정도다.

 

반면 마라도 방문객은 한해 5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평균 1천300여명이 찾는 셈이며, 기상 상황 탓에 뱃길이 끊기는 날 등을 감안하면 일일 방문객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라도 방문객은 대부분 1∼2시간가량 섬에 머무른다. 섬을 산책하고 주요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은 뒤 짜장면 한 그릇 먹고 돌아가는 이가 대부분이다.

 

방문객들이 섬을 훑어보고서 훌쩍 떠나고 나면 최남단 표지석 부근이나 선착장 등 섬 곳곳에는 어김없이 갖가지 쓰레기가 남는다.

 

지난해 마라도의 쓰레기 발생량은 44t이었다. 월평균 4t 정도로, 마라도보다 크고 상주 주민도 많은 가파도(월평균 1.8∼2t)의 2배에 달했다.

 

마라도는 섬 안에 쓰레기 처리시설이 없다. 2004년 소각로가 설치됐지만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폐쇄, 철거됐다.

 

현재 서귀포시가 한 업체에 용역을 줘서 한달에 한번 정도 바지선을 이용해 쓰레기를 뭍으로 옮겨가는데, 기상 상황이 좋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는다.

 

시 관계자는 "마라도 쓰레기의 60%는 식당에서 나오는 홍합 껍질"이라며 "소각로가 있던 자리에 밀폐형 클린하우스를 설치하는 등 시설을 개선해 불편을 줄이고 마라도 주민을 관리인력으로 두는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문객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가파도나 비양도 등 다른 부속섬도 마찬가지. 섬을 깨끗하게 가꾸기 위해 행정기관과 주민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수기 우도면 전경 /연합뉴스

 

우도면은 올해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 종량제 봉투 사용, 쓰레기 되가져가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쓰레기 없는 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클린 우도 환경지킴이' 활동을 한다. 5명이 1개조로 수시로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쓰레기 무단 투기나 잘못된 분리 배출에 대한 계도활동을 한다.

 

여러 노력 덕분인지 지난해 1∼3월 284t이던 쓰레기 발생량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 166t으로 100여t이나 줄어들었다. 다양한 캠페인과 함께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분리해 섬 밖으로 보내고, 주민들도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쓰레기 배출을 줄이려고 노력한 덕이다.

 

우도면 관계자는 "면 직원들과 주민들의 노력으로 올들어 쓰레기 발생량이 줄어들었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우도 방문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 성수기에는 지난해처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인력 지원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우도면 승격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지사는 우도의 폐기물 소각시설장을 현장점검, 시설 확충과 인력 증원을 통해 쓰레기 처리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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