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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시중 은행들이 최근 신용도가 악화된 대기업들에 대출해준 단기 대출금들을 회수하고 나섰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두산건설 등의 연결 재무제표상 은행권 단기 차입금이 급감했다.
단기차입금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은행들이 만기를 연장해주는 형태로 계속 유지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대한항공과 두산건설의 신용도를 각각 'BBB+'와 'BB+'로 낮추면서 은행들이 대출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연결 재무제표상 은행권 단기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2,570억원으로, 1년 전(1조 2,412억원) 보다 79.3% 급감했다.
은행들이 대한항공의 단기차입금을 회수해가는 이유는 계열사인 한진해운의 재무상황이 나빠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더불어 신용도가 떨어진 두산건설과 현대엘리베이터 등의 단기차입금도 1년 새 각각 800억원, 130억원가량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여신 축소가 '비 올 때 우산 뺏는 격'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은행의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부터 건설·조선·해운업종에서 시작된 부실 우려의 여파로 선제적인 위기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