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부 최대 도시 퍼스(Perth)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하고 있는 손영수씨 / 연합뉴스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소중한 '권리' 행사를 위해 비행기로 8000km나 왕복한 한국인 청년이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1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청년 손영수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호주 서부 최대 도시 퍼스(Perth)에서 생활하고 있는 손씨는 '재외국민투표'를 하려고 했지만 투표소가 동부권에 몰려 있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손씨는 "주변에 한두 시간 내로 투표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시드니로 장장 20시간 동안 7990km를 날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충전하려는 사이 누가 지갑을 가로채 카드를 쓸 수 없었다"면서 "그 사이 원래 구매하려던 비행기 표의 가격이 2배나 뛰어 있었다"는 안타까운 사실도 전했다.
하지만 손씨는 투표를 포기하지 않았다. 400 호주 달러(한화 약 37만원)를 주고 새벽 5시에 출발해 다음 날 새벽 1시에 돌아오는 표를 구매했다.
손씨는 '투표를 왜 하려 했냐'는 앵커의 질문에 "제도를 만들려고 했던 분들의 노력에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나와 안면이 없는 국회의원들이 내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게 두렵기도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당장 순간이 힘들어도 정치인들을 외면하고 투표하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투표'에 대한 강한 의지가 생겼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20대 총선의 재외국민투표에서는 100명 중 3명 남짓이 권리를 행사해 3.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