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전남 목포시 하당지구대
"경찰이 자전거 도둑 따윈 신경 쓰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잡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최근 전남 목포시 하당지구대 관할지역에 자전거 도난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2시 28분께 전남 목포시의 한 아파트 계단에 놓인 시가 100만원 상당의 자전거가 도난당하는 등 이 지구대 관내에서만 6차례에 걸쳐 625만원 상당의 자전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통상 절도사건이 발생하면 지구대는 초동대응만 하고 상급 경찰서에 사건 내용을 넘기면 그만이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달랐다.
지구대원들이 직접 소매를 걷고 범인 검거에 나섰다.
옷을 세 겹이나 껴입고 복면까지 한 도둑의 모습이 찍힌 CCTV화면을 보고 자전거를 되찾기를 포기한 피해자들을 위해서였다.
대원들은 근무시간 바쁜 출동·순찰 업무에 지친 몸을 다시 털고 일어나 주변 CCTV를 뒤졌다. 그러던 중 자전거 도둑이 범행 이후 목포 백년대로 부근을 매번 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전거 훔치는 도둑 / 사진제공 = 전남 목포시 하당지구대
힘든 근무가 끝나면 개인 승용차를 끌고 2개월 동안 주변에서 잠복근무를 펼치기도 했다.
대원들은 자전거 도둑이 훔친 자전거를 다른 곳에 팔아 치울 것이라는 가설을 세워 수사를 진행했다. 이 예상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목포의 한 택배 회사에서 자전거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설모(34)씨의 모습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지구대원들은 지난 2일 설씨를 붙잡아 경찰서 형사과로 넘겼다. 설씨의 집 2층에서는 미처 못 팔아넘긴 자전거 일부가 발견되기도 했다.
자전거를 도난당한 김모(40)씨 등 피해자들은 지구대원들이 범인을 잡고 자전거 일부도 되찾았다는 소식에 고마움을 전했다.
목포 하당지구대 조영복 4팀장은 4일 "관내에서 자전거 도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이를 해결해보고자 팀원들과 함께 수사에 나섰다"며 "2개월 동안 개인 시간을 반납하고 수사와 잠복을 함께한 팀원들의 고생이 많았다"고 공을 후배에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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