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묻지마' 폭행당하는 여성 구한 육군훈련소 분대장


연합뉴스

 

 

지난 25일 휴가 중인 육군 김동욱 상병의 눈에 시내버스 안에서 만취한 5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게 행패를 부리는 모습이 들어왔다. 


술에 취해 보이는 한 남자가 버스에서 내리려는 여자의 손목을 잡고 가로막자 여자는 도망치듯 버스 앞문으로 내렸고, 이 여자를 따라 취한 남자가 버스에서 내린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김 상병은 불길한 예감에 출발하려는 버스에서 급히 내려 이 남자를 뒤쫓았다.


한 50m 정도 따라가자 이 남자가 육교 위에서 버스에서 내린 여자의 머리채를 잡고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상병이 직접 뛰어들어 이 남자를 여자로부터 떼어낸 뒤 경찰에 신고했다.


김 상병의 제지에 화가 난 이 남자는 김 상병을 육교 난간으로 밀어내는 등 몸싸움을 시작했다. 하지만 훈련받은 육군 상병이 술에 취한 50대 남자를 제압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김 상병은 달려드는 이 남자의 왼쪽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바닥에 눕혀 재빨리 제압했다.


이 남자는 잠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으며,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사건을 맡은 전남지검 담당 검사는 김 상병이 복무 중인 육군훈련소에 전화해서 "김 상병이 묻지마 폭행을 당한 여성을 구한 용감한 일을 했다"며 감사의 표시를 했다.


김 상병은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23연대 분대장이었다. 적극적인 훈련병 교육에 앞장서 지난해 우수분대장 표창을 받았고, 3월 사격경연대회에서는 20발을 100% 명중시켜 부대장 상장을 받은 모범 분대장이다.


육군훈련소는 김 상병의 용감한 행동을 격려하며 연대장 표창을 전달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상병은 "군인으로서 어디에서든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군인이라면 위기에 처한 여자분을 구하려고 모두 나처럼 행동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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