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아빠가 은퇴하면 엄마 우울증 위험 70%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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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정정화 기자 = 남편의 은퇴가 아내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8일 강모열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4차례에 걸쳐 시행한 고령화 연구패널조사(KloSA)를 시행해 배우자의 은퇴에 따른 우울감의 정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45세 이상 남녀 5천937명을 대상으로 참여자 본인과 배우자의 직업상태를 근무, 자발적 은퇴, 비자발적 은퇴 등으로 구분하고 우울척도 검사(CES-D)를 시행했다.

 

그 결과 자발적인 은퇴를 한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는 계속 일하는 남편을 둔 아내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무려 70% 높았다. 

 

비자발적인 은퇴를 한 남편을 둔 아내는 직장에 다니는 남편을 둔 아내보다 우울증 위험이 29%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내의 우울감은 남편의 은퇴로 인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가장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남편은 아내가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은퇴를 해도 그렇지 않은 경우와 우울감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남녀 간 배우자의 은퇴를 다르게 받아들인 원인으로 전통적인 남녀역할의 고정관념 때문으로 추정했다. 

 

강모열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은퇴가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며 "고령화 사회로 은퇴 이후의 생활이 길어진 만큼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통합정신의학(comprehensive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정화 기자 jeonghwa@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