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a tech radar
애플이 다음 달 시판할 것으로 보이는 새 아이폰의 가격이 사파이어 화면의 원가 탓에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애플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 만든 합성 사파이어 공장의 생산 능력, 투자 규모, 예상 원가 등을 근거로 이런 전망을 내놨다.
사파이어는 매우 딱딱한 물질이어서 이를 스마트폰 화면에 사용하면 흠집이 잘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물질의 상대적 경도(딱딱함)를 나타내는 '모스 경도'로 보면 사파이어는 9이다. 10인 다이아몬드의 바로 아래다.
애플은 지금도 아이폰의 카메라 렌즈 덮개와 '터치ID' 지문 인식 장치에는 사파이어를 쓰고 있으나, 화면까지 사파이어로 만들면 지금보다 원가가 훨씬 높아진다.
WSJ는 프랑스의 시장조사업체 올레 디벨로프망의 선임 분석가 에릭 비리의 말을 인용해 아이폰 새 모델에 쓰일 사파이어 화면의 원가가 대당 16달러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 4s 이후 사용해 온 코닝 고릴라 유리의 원가가 3달러인 것과 비교해 훨씬 높다.
이 때문에 새 아이폰 모델들 중 사파이어 화면을 쓰는 제품들의 소비자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이 WSJ의 예상이다.
다만 애플이 마진을 줄이더라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분석도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애플이 올해 9월 발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 아이폰 모델 모두에 사파이어 화면을 쓸지는 확실치 않다.
애플의 새 아이폰은 4.7 인치와 5.5 인치 등 두 가지 화면 크기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파이어 화면은 이 중에서도 일부 고급 모델에만 쓰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파이어 화면이 현재 쓰이는 코닝 고릴라 유리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것은 아니다.
경도가 높긴 하지만 무게 등 다른 요인 탓에 경우에 따라 오히려 더 잘 깨질 수도 있고, 투명도가 유리보다 다소 낮고 반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햇빛 아래에서 화면을 볼 때도 유리 화면보다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1억1천300만 달러(1천150억원)를 주고 메사의 공장 시설을 사들인 후 사파이어 제조 업체인 GT에 5억7천800만 달러(5천890억원)를 4차례에 걸쳐 선지급키로 하고 운영을 맡겼다.
이는 2020년까지 구매 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으로, GT는 이를 애플에 사파이어로 된 부품을 독점 공급하는 방식으로 갚거나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
GT 최고경영자(CEO) 톰 구티에레스는 지난주 분석가들에게 애리조나 공장 시설이 거의 완공됐으며 대량생산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햇다.
그는 GT의 사파이어 생산량이 내년 초에 최대 용량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며, 애플이 선지급 예정 금액 중 남은 139억달러(1천420억원)를 올해 10월에 지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애플의 선지급 예정 금액 완불 여부는 GT의 생산 실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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