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정화 기자 = 회사에서 잘리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최대 3.1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4일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박소희 교수와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복지패널조사 대상자 7천 368명을 대상으로 고용상태 변화와 우울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정규직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대상자의 우울증 발생위험을 기준으로 비정규직, 실업등 고용형태의 변화가 우울증 발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에 따르면 정규직 근로자가 실업상태가 되면 정규직으로 계속 일하는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1.78배 높아진다.
또한 비정규직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을 때에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정규직이었던 사람보다는 낮은 수치인 1.65배로 조사됐다.
특히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인 경우 고용형태의 변화에 따라 우울증 위험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가장일 때 정규직 일자리를 잃고 실업상태가 된 경우 우울증 위험도는 2.56배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여성이 가정을 책임지고 있을 때 정규직 일자리를 잃으면 우울증 위험도는 무려 3.1배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박 교수는 "비정규직, 실업상태가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고용정책을 세울 때 성(姓)·가구주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 최근호에도 소개된 바 있다.
정정화 기자 jeonghwa@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