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근해에서 참다랑어가 대량으로 잡히자 일본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더 황당한 것은 해수부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제주 바다에 출항한 한국의 대형선망 어선이 우연히 참치떼를 발견해 참다랑어 470톤을 잡았는데 수출은 물론 추가 조업까지 막고 나섰다.
이유는 일본 정부가 '어획 할당량 위반'이라며 공식 서한을 통해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해수부는 우리 어민의 제주도 참치 추가 조업을 금지하고 수출도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해수부는 이같은 조치에 대해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에서 정한 태평양 참다랑어 보존조치 합의에 따라 시행된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실제 한국은 합의에 따라 30kg 미만의 참다랑어 '치어'는 718톤까지 잡을 수 있으나 30kg 이상의 참다랑어 '성어'는 한 마리도 잡을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태평양의 참다랑어 보존을 위한 합의인데 일본의 경우 참다랑어 성어를 2천톤까지 잡을 수 있게 돼 있다.
문제는 제주도에서 대량으로 발견된 참치떼가 30kg 이상의 '성어'들이라는 점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조사 기간이었던 2002년~2004년 당시 30kg 이상 성어의 어획량 통계가 없다는 이유로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에 그대로 보고했고 이에 위원회는 우리나라의 어획 할당량을 0kg으로 설정했다.
위원회의 할당량 설정이 앞날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의식했다면 우리 어민들이 성어를 잡을 경우를 대비해 보고서를 작성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런 한편 해수부는 지난 4일 "우리 어선이 북대서양 참치 어장 개척에 나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정작 제주도 앞바다에서 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참다랑어 성어는 눈앞에 두고 멀리 참다랑어 치어를 잡으러 나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홍보한 꼴이 됐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