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대졸 공채 신입사원 채용을 기피하고 있어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이유가 취업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유독 2016년 공채 모집에 기업들이 '몸을 사리고' 있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설명한다.
올해 대졸 취업 준비생들은 그 어느 해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취업포털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들은 좀처럼 일자리를 얻지 못해 한국 사회의 취업난은 심각했다.
그런 상황은 구체적인 '자료'에서도 드러났다. 잡코리아가 최근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240개사를 대상으로 '2016년 상반기 4년대졸 정규 신입직 채용계획'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46.7%(112개사)는 대졸 정규 신입직 채용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 중 대졸 신규 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은 35.8%(86개사)로 절반에도 못미쳤고, 아직까지 채용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도 17.5%(42개사)를 기록했다.
대졸 정규 신입직 채용을 진행하는 86개 기업들의 채용인원은 총 9천403명으로 한 기업 당 평균 109명 정도의 신규 인력을 충원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신규 채용 규모 총 9천878명 보다 4.8%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유통/무역업이 조사 기업 중 55.6%가 '올 상반기 대졸 공채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 중에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자동차/운수(53.8%) ▲식음료/외식(52.4%) 등이 꼽혀 타 업종에 비해 대졸 공채를 진행하는 기업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런데 올해 대기업들이 유독 대졸 신입공채를 줄인 이유는 무얼까. 표면적으로는 불황이 심화돼 인력채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꼽고 있다.
물론 이런 이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새누리당과 정부가 추진했던 노동개혁4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살리기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사실상 물 건너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이 테러방지법을 붙들고 무려 9일 동안이나 '필리버스터'로 시간을 허비하면서 경제·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해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더욱 소극적으로 돌아섰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기업인들은 19대 국회가 정쟁에 빠져 '경제살리기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을 확인한 뒤 내심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들이 국내 경제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