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게임 출시 당시 홍보 이미지 ⓒ 연합뉴스
"신규 이용자 가입 어렵고 기존 이용자는 게임에 무관심"
당분간 카톡 게임 플랫폼 독주 이어질 듯
'카카오톡 게임'과 경쟁하는 대안 게임 플랫폼을 표방했던 '밴드 게임'의 초기 실적이 저조해 일부 게임이 이탈하는 분위기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재 밴드 게임 인기순위 1∼2위인 '역전! 맞짱탁구'와 '라바링크'를 서비스하는 아프리카TV[067160]와 코카반은 이들 게임을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하기 위해 최근 카카오와 계약을 마쳤다.
이에 따라 당초 밴드 게임으로 출시됐던 이들 게임이 곧 카톡 게임으로 재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 3개월째를 맞은 밴드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있는 두 게임이 '탈(脫) 밴드'를 선언하고 카톡 플랫폼으로 옮겨간다는 사실은 밴드 게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앞서 넥슨도 밴드 게임 순위 3위를 기록한 '영웅의 군단'을 지난달 말 카카오톡 게임으로 재출시했다.
'1호 밴드 게임' 중 하나인 '퍼즐푸'를 개발한 라쿤소프트도 이 게임을 새로 다듬어 카톡 게임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밴드는 당초 동창이나 지인·친구 등 특정 모임에 가입한 사람들끼리 게임을 통해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카톡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 게임 출시에 맞춰 이용자 전원에게 유료 스티커를 주고 추첨을 통해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5 등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대대적으로 벌였다. 게임업체를 위해 문턱을 낮춘다며 '입점심사'도 완전히 없앴다.
그러면서 "사전 예약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3일만에 예약이 25만건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며 성공을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실제 서비스를 시작해 보니 밴드 게임의 흥행 실적은 예상과 달리 좋지 못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무료 인기게임 순위 100위권 내에 밴드 게임은 '퍼즐이냥 with BAND'(67위) 하나뿐이고, 매출액 순위 100위권에는 밴드 게임이 하나도 없다.
카톡 게임이 무료 인기게임 순위 10위권 내와 매출액 순위 10위권 내에 각각 7개씩 포진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적이다.
밴드의 게임 플랫폼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네이버의 다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국내 이용률이 저조함에 따라 당분간 국내 모바일 게임 플랫폼 시장은 카카오톡의 독주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밴드를 처음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초대를 받지 못해 자신이 원하는 밴드에 가입하지 못하는 일이 많고 이미 이용하는 사람들은 게임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폐쇄형 SNS라는 점이 대중적 게임 플랫폼에서는 단점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각 게임업체에서 공들여 만든 게임의 실적이 좋지 않자 서둘러 카카오톡으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이미 알려진 것들 외에도 '카톡 컴백'을 원하는 게임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네이버 측은 밴드의 가입자와 일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 해외 이용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게임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밴드의 가입자 수는 지난 5월의 3천만명에서 석 달만에 3천500만명으로 늘었고, 주사용자 수(WAU, Weekly Active User)와 일사용자 수(DAU)도 각각 1천200만명과 600∼700만명으로 증가했다.
또 해외 가입자 비중이 700만명선으로 20%를 돌파한 만큼 해외에서의 게임 실적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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