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 "딸 둔 돌싱맘 재혼 반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이혼하고 홀로 딸을 키우는 여성들의 결혼을 뜯어 말렸다는 한 상담사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딸 키우는 이혼녀는 제발 재혼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상담사로 일하고 있다는 작성자 A씨는 "여성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이혼 (후 재혼한) 가정에서 새아빠에게 성폭행당한 과거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피해자들은) 40대가 넘어서도 그 기억을 못 잊고 스스로 자책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어 그는 "'내 주변에는 없다', '우리 그이는 다르다'고 생각하지 마시라. 찾아오는 여성분들은 공통적으로 '엄마한테 도저히 말할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며 "오히려 '새아빠한테 먼저 꼬리 친 거 아니냐'는 얘기 들었다는 피해자도 많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아이에게 아빠가 필요해서 재혼한다는 이야기는 집어치워라. 아이에게는 이혼해서 따로 살 뿐 아빠는 존재한다. 엄마 본인 옆의 남자가 없어서 채우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혼 가정의 새아빠가 모두 성폭력을 하는 건 아니라면서도 "외간 남자 집에 들이지 말고 아이가 성인 되어서 나갈 때까지 재혼은 꿈꾸지 마시라. 평생 혼자 살라는 게 아니다. 아이가 성인 되어서 제 몫을 할 때까지만 아이를 우선하라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누리꾼 반응 극명히 갈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주장을 접한 누리꾼들은 딸을 데리고 재혼한 엄마가 이기적이라는 입장과, 가해자는 결국 새아빠인데 애꿎은 엄마에게 책임을 돌리는 거 아니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엄마의 재혼이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누리꾼들은 "딸보다 남자가 먼저냐", "딸 인생 두 번 망치는 일", "한번 실패해 놓고 또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등 이혼 후 딸에게만 집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감언이설로 꾀어 재혼까지 갔을 텐데 그 약속을 어긴 건 새아빠", "재혼은 범죄가 아니지만 성폭행은 범죄다"라며 범죄를 저지른 건 새아빠인데 되려 엄마가 욕을 먹는 게 맞느냐는 의문을 던졌다.
친아빠보다 살뜰히 딸을 챙기며 헌신하는 새아빠도 있으니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편 2019~2021년 특별지원보호시설협회가 전국 4개 시설에서 지낸 아동·청소년 12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새아빠 및 엄마의 동거남이 가해자였던 경우는 22명(17.9%)인 데 반해 친부에게 성폭력 피해를 본 아이는 76명(61.8%)으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