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총사 사상 최초 '여성 사내이사' 선임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주총에서는 현대차 역사상 최초로 여성 사내이사가 선임되는 등 주요 인사 변화도 이뤄졌다.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57기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다양한 안건이 다뤄졌다. 특히 현대차는 정관 변경을 통해 수소 사업을 명문화하며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콘셉트카 '이니시움'과 수소 트럭 '올 뉴 엑시언트' 신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수소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 전반을 포괄하는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1998년부터 수소 연구개발을 위한 전담 조직을 운영해온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투싼 수소전기차'를 선보였다. 이후 2018년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수소차 '넥쏘'를 출시하며 업계를 선도해왔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현대차는 연료전지 브랜드 HTWO를 그룹 차원의 수소 밸류체인 브랜드로 확장하며,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맞춤형 패키지 형태로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에 이어 국내에서도 첫 수소연료전지 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수소 산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현대차

수소 사업 확장 계속...일본 도요타와 협력 가시화

현대차의 수소 사업 확장은 일본 도요타와의 협력 가시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양사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경쟁 관계이지만, 동시에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열린 '2024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과 만나 수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날 주총에서 글로벌 수소 모빌리티 시장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 이인아 현대차 에너지&수소MI실 상무는 "현대차는 30여 년간 지속해온 수소 사업을 글로벌 환경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역량을 총결집해 수소 밸류체인 전반에서 생태계를 확장하고 동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진은숙 현대차 ICT 담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진 부사장은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그는 NHN 총괄이사 출신으로, 2021년 현대차 ICT 본부장으로 합류한 후 지난해부터 ICT 부문을 총괄해왔다. 진 부사장은 장재훈 부회장의 후임으로 현대차그룹의 ICT 혁신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날 사외이사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현대차는 김수이 전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글로벌 사모투자 대표, 도진명 전 퀄컴 아시아 부회장, 벤자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아시아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3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수이 전 대표의 합류로 현대차 사외이사 중 여성 비율은 43%로 증가하며, 이사회 내 다양성과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