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주연 맡은 영화 '승부'의 김형주 감독..."터널 속 갇힌 기분이었다"
김형주 감독 / 뉴스1
영화 '승부'의 김형주 감독이 영화를 묻히게 만들뻔 한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논란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승부'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김형주 감독과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이 참석했다.
'승부'는 대한민국 바둑의 살아있는 전설 조훈현(이병헌)이 제자 이창호와의 대국에서 패한 뒤,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연출은 김형주 감독이 맡았다.
극 중 조훈현 역은 이병헌이, 그의 제자 이창호 역은 유아인이 연기했다.
이날 김 감독은 "캐스팅 당시 이병헌 선배님이 먼저 합류하셨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유아인까지 덤으로 얻었으니 더 기뻤다"라며 당시의 감정을 회상했다.
영화 '승부'
하지만 2021년 촬영을 마친 후,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논란에 휩싸이며 영화 개봉은 무기한 연기됐다. 약 4년이 흐른 뒤, 마침내 개봉이 결정됐다.
유아인 두고 "무책임한 행동이었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고 생각"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솔직히 주연 배우로서 무책임한 행동이었고, 실망스러운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이기 이전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잘못을 저질렀고, 법적 처벌을 받았으니 더 할 말은 없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 속 대사처럼 지옥 같은 터널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고, 막막했다. 하지만 개봉이라는 한 줄기 빛이 보이면서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다. 감격스럽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다만 주연 배우 교체 없이 그대로 공개되는 만큼, 관객의 반응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선택과 판단은 대중의 몫이기에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영화를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한다"라며 "본의 아니게 개봉 전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연고를 발라준다는 심정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유아인 / 뉴스1
누리꾼들은 주연배우의 마약 범죄 때문에 영화가 영원히 사장될 뻔했는데도 담담하게 짧은 의견만 밝힌 감독을 두고 "진짜 착하네", "성불했나", "개봉이라도 해 다행이라는 느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화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한편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181차례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 18일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으며 5개월 만에 석방됐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불복하고 상고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