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4일(금)

한국 최초 블록버스터 '쉬리', 26년 만에 돌아온다... 19일 재개봉

인사이트영화 '쉬리'


강제규 감독이 연출하고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 김윤진이 출연한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영화 '쉬리'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돌아왔다.


1999년 개봉 당시 한국 영화 산업의 판도를 바꾼 이 작품은 다시 한번 극장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오는 19일 재개봉하는 '쉬리'는 한국 영화 르네상스의 출발을 알린 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한국 영화 최대 제작비인 30억 원을 들여 만들어진 '쉬리'는 화려한 캐스팅과 파격적인 설정으로 주목받았다.


인사이트영화 '쉬리'


남북 화해를 막기 위해 북한 군부가 특수부대를 남파시켜 서울 한복판에서 테러를 꾀한다는 스토리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볼 법한 리얼한 총격신을 선보였다.


여의도 총격 신 촬영 당시 인근 주민들이 무장 공비로 오해해 경찰에 신고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쉬리'는 전국 동시 개봉을 한 최초의 한국 영화로, 620만 관객을 모으며 당시까지 한국 영화가 거둔 최고의 흥행 성과를 기록했다.


인사이트영화 '쉬리'


국정원 요원 중원(한석규)과 남파 간첩 명현(김윤진)의 비극적 사랑에 어울리는 삽입곡 '웬 아이 드림(When I Dream)'이 히트하면서 가수 캐롤 키드가 첫 내한 공연을 하는 등 신드롬 급 인기를 누렸다.


현재 대배우로 자리 잡은 황정민이 중원을 취조하는 국정원 요원으로 엔딩 부분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쉬리'가 다시 관객을 만나기까지는 2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간 '쉬리'는 온라인에서도 볼 수 없었다. 원래 '쉬리'의 투자 배급사는 삼성영상사업단이었다.


삼성그룹은 영상산업 진출을 위해 삼성전자의 한 부서 형태로 이 회사를 설립했으나, 1997년 IMF 사태로 인해 구조조정을 겪으며 해체 수순을 밟았다.


인사이트영화 '쉬리'


이후 '쉬리'의 IP(지식재산권)는 삼성전자에 귀속됐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VOD나 OTT 서비스로 제공되지 못했고, 리메이크 또한 불가능했다. 하지만 메이저 투자배급사 CJ ENM이 '쉬리'의 IP 활용 대행사로 나서면서 극장 재개봉이 성사됐다.


필름으로 제작된 '쉬리'는 재개봉을 위해 4K 화질로 업그레이드 되었고, 총격전과 폭발 신은 음향 리마스터링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표현됐다.


이제 '쉬리'의 OTT 공개와 리메이크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해 '태극기 휘날리며'(2004)에 이어 올해 '쉬리'까지 재개봉하게 된 강제규 감독은 "영화를 관객의 품으로 돌려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재개봉은 단순히 과거의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을 넘어, 한국 영화 산업 발전의 상징적 순간들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