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빅 벤 엘리자베스 타워 ⓒ Stephan Rinke, edumorph.com/flickr
전자기기를 통해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지만, 아날로그시계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커다란 시계가 부착된 높은 탑들은 명물로 자리매김해 여전히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압도적인 크기와 독특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세계의 시계탑을 소개한다.
◇ 영국 런던 빅 벤
런던을 여행하다 시간이 궁금해지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계탑인 '빅 벤'(Big Ben)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정시가 되면 울리는 빅 벤의 종소리는 영국의 방송사들이 시보로 사용할 정도로 정확하다.
빅 벤의 관리자들은 단 1초라도 틀리지 않기 위해 하루에 5∼6번씩 시간을 검증한다. 영국에서 새해를 알리는 시계 역시 빅 벤이다.
빅 벤은 화재로 소실된 웨스트민스터 궁전 자리에 국회의사당이 건축될 때 함께 지어졌다. 1859년 의사당 북쪽에 완공됐으며, 높이는 96m이다.
'빅 벤'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공사를 맡았던 거구 벤저민 홀 경에게서 따왔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시계탑의 정식 명칭은 '엘리자베스 타워'다. 201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의회에서 개명을 결정했다.
지름이 7m인 빅 벤의 시계는 사면에 설치돼 있다. 표면은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유리 조각으로 이뤄져 있고, 문자반 주변에는 '주여, 우리의 빅토리아 1세 여왕을 보호하소서'를 의미하는 라틴어 문구가 붙어 있다.
빅 벤은 본래 내부 관람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보안 문제로 영국인에게만 개방되고 있다. 영국인도 의회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 빅 벤의 종탑에 닿기 위해서는 계단 334개를 올라야 한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시계탑 ⓒasw909/flickr
◇ 이탈리아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시계탑
베네치아의 중심은 산마르코 광장이다. 기둥이 많은 건물이 'ㄷ'자 형태로 광장을 에워싸고 있다. 산마르코 광장의 시계탑은 1499년 작동을 시작했다.
시간뿐만 아니라 날짜, 달의 모양까지 알려준다. 건물 중앙에 시계가 있으며, 옥상에는 종이 있다. 지난 2006년 8년간의 보수 공사를 마치고 다시 공개됐다.
체코 프라하의 천문시계 ⓒhyunee.com
◇ 체코 프라하 천문시계
고색창연한 건물이 많은 프라하에는 6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계가 있다. 구시청사의 벽에 걸려 있는 천문시계다.
건물 하단부에 복잡하고 화려한 시계 두 개가 위아래로 배치돼 있다. 위쪽 시계는 천체의 움직임, 아래 시계는 계절의 모습을 나타낸다.
매시 정각이 되면 시계 위의 창문으로 12사도 조각상이 출현한다. 시계탑 내부의 전망대에서는 광장과 주홍빛 지붕의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wikimedia.org
◇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스카야 탑
스파스카야(Spasskaya) 탑은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보이는 시계탑이다. 성벽을 뜻하는 크렘린의 동쪽 벽에 자리하며, 뾰족한 지붕 위에 별이 있다.
16세기에 처음 제작됐으며, 19세기 중반에 대대적으로 보수됐다. 현재의 시계는 지름이 6.12m이며, 시침과 분침의 길이는 3m 내외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시계탑 ⓒTab59/flickr
◇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시계탑
시계는 사면에 있으며, 위쪽에는 '신은 위대하다'는 글귀가 새겨졌다. 이슬람교의 기도 시간이 되면 녹색 전구 수만 개가 빛을 밝혀 25㎞ 밖에서도 알 수 있다.
메카 시계탑 다음으로 큰 시계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다.
ⓒtripadvisor.co.uk
◇ 폴란드 바르샤바 문화 과학 궁전
1955년 준공된 문화 과학 궁전은 폴란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소련이 동유럽에 사회주의 이념을 확산시킬 당시 선물로 세워줬다. 그래서 스탈린 시대의 소련 건축물과 닮은 점이 많다.
첨탑 바로 아래의 시계는 2000년에 새 천 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지름은 약 6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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