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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아체 특별자치주에서 동성 간 성관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들이 공개적으로 태형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가혹한 처벌의 현장에서 두 남성은 각각 82회와 77회의 회초리를 맞았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아체 특별자치주 주도 반다아체의 공원에서 24세와 18세 남성 2명에 대한 공개 태형이 집행됐다.
가운을 입고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집행자들이 등나무 막대기로 두 남성의 등을 무자비하게 내리쳤다.
수십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의 100대에 가까운 회초리를 맞은 남성들의 얼굴은 극심한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지난 2017년 5월 한 남성이 동생애를 했다는 이유로 아체의 수하다 모스크에서 이뤄진 태형 집행식(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Korea
이들은 지난해 11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아체 종교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종교 경찰은 어느 장소에서 발가벗은 상태로 있던 두 남성을 발견했고, 동성애 위반 혐의로 종교 재판소에 넘겼다.
종교 재판소는 지난 24일 이들에게 각각 85회와 80회의 태형을 선고했다.
아체주 정부는 두 남성이 3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던 점을 고려해 각각 3회씩 태형 횟수를 감경하여 집행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지만, 국가 전체적으로는 동성애가 불법이 아니다.
지난 2017년 5월 한 남성이 동생애를 했다는 이유로 아체의 수하다 모스크에서 이뤄진 태형 집행식(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GettyimagesKorea
그러나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아체주는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체주가 이슬람 율법을 법으로 채택한 이래 동성애 혐의로 태형을 실시한 네 번째 사례라고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들 외에도 2명이 도박 혐의로 각각 34회와 8회의 채찍형을 받았다. 수마트라섬 서부 지방인 아체는 1945년 인도네시아가 독립을 선포할 때 자치권을 조건으로 인도네시아 연방에 합류했다.
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독립하겠다며 무장 투쟁을 벌였고, 2005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아체는 자치권을 보장하는 대신 인도네시아에 남기로 합의했다.
이후 아체는 2006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법으로 채택했으며, 2015년부터는 비무슬림에게도 샤리아를 적용하고 있다. 아체에서는 동성애를 비롯해 미혼자 간 성관계, 도박, 음주 등이 모두 불법이다.
또한 여성이 몸에 붙는 옷을 입거나 남성이 금요일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도 태형에 처하는 불법 행위로 규정된다.
국제 앰네스티는 다양한 위반 사항으로 지난해에만 135명이 태형을 받았다며 "아체주가 태형을 없애도록 정부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