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자살률 만년 1위의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와 사회 전체가 지난 10여 년간 다양한 노력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6일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4천439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약 4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이 수치는 전년도 확정치인 1만3천978명보다 461명(3.3%) 증가한 것이다.
자살자 수는 역대 최고였던 2011년(1만5천906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28.3명으로 추정돼 2013년(28.5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자살 건수가 1만5천 명을 넘었으나,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며 정부의 목표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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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남성의 자살 비율이 높아졌으며, 연령대별로는 청장년층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중 남성은 1만341명, 여성이 4천98명으로, 남성이 2배 이상 많았다. 남성은 전년 대비 6.1% 늘었고, 여성은 3.1% 줄었다.
연령대별로, 50대가 전체 자살 사망자의 21.0%로 가장 많았고, 40대(19.0%), 60대(16.5%), 30대(13.4%) 순이었다.
그러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30대가 11.6%로 가장 컸다. 또 40대와 50대가 각각 9.0%, 8.4% 증가하는 등 청장년층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20대(-5.4%)와 70대(-6.0%), 80대 이상(-9.0%)은 전년보다 줄었다.
남성 30대(15.7%), 40대(13.8%), 50대(11.9%) 자살 건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늘어나며 전체 사망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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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로 보면 작년 1월에 전년 대비 32.9% 급증한 1천338명의 자살 사망자가 나오는 등 연초에 자살 건수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특히 남성 30∼50대의 경우 1분기 자살 사망자 수가 다른 분기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이는 재작년 말 유명인의 자살에 따른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재작년 12월 유명인 사망 직후 7∼8주간 자살이 증가한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고립과 불안이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난 데다 사회적 불평등 심화, 고령 인구 증가, 경기 불황 등이 자살 건수 증가에 종합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살률이 2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정부의 고심도 깊어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전국 17개 시도와 자살예방사업 관련 간담회를 열고 자살 시도자와 유족을 포함한 고위험군 집중지원방안 등을 안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