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6일(수)

"옆자리 비었다고 좋아했는데... 승무원이 '시신' 앉혀 4시간 비행이 악몽이 됐습니다"

인사이트(좌) GettyimagesKorea / (우) 9NOW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 옆자리가 비어 있으면 내심 기쁘다. 보다 편안한 비행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호주의 한 부부가 겪은 일을 알게 된다면, 이제 더는 옆자리 공석을 바라지 않게 될 지도 모른다. 


이들은 최근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가는 비행기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


승무원이 비행 중 사망한 승객의 시신을 옆자리에 앉혔기 때문이다.


지난 25일(현지 시각) 호주 매체 9NOW 등에 따르면, 미첼 링(Mitchell Ring)과 제니퍼 콜린(Jennifer Colin) 부부는 기내 복도에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고도 사망한 여성의 시신과 4시간 동안 합석했다.


인사이트(좌) GettyimagesKorea


링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승무원들이 (사망한) 여성을 비즈니스 클래스로 데려가려고 했지만, 꽤 거구의 여성이었기 때문에 복도를 통과할 수 없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승무원은 4명이 앉을 수 있는 줄의 가운데에 앉아있던 부부에게 옆으로 비켜줄 수 있는지 물었고, 이들이 자리를 옮기자 남편이 앉아있던 좌석에 시신을 앉혔다.


인터뷰에 따르면 링은 "주변에 빈 좌석이 몇 개 보였는데도, 승무원은 비행기가 착륙한 후 의료진이 시신의 담요를 들출 때까지 앉아 있으라고 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카타르 항공은 매체에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편을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정책 및 절차에 따라 승객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좌) GettyimagesKorea


한편 비행의 경우 이동 시간이 긴 편이기에 종종 기내에서 안타까운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규정에 따르면, 비행 중 승객이 사망할 경우 비어 있는 좌석으로 옮겨 담요를 덮거나, 만석일 경우 사망자를 기존 좌석에 다시 앉혀야 한다.


지난 2012년에는 암스테르담에서 탄자니아로 가던 케냐항공 비행기에서는 한 남성이 뇌졸중으로 갑자기 사망했는데, 만석인 관계로 시신을 보관할 여석이 없자 기존 좌석으로 옮기는 일이 있었다.


이로 인해 시신과 일반 승객이 10시간을 함께 비행하는 섬뜩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승객들은 시신의 옆에서 기내식을 먹고 잠도 자야 했다. 당시 항공사는 시신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성에게 사과 편지와 함께 80만 원 상당의 티켓을 보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