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8명이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력 존엄사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가 약물을 스스로 주입하는 방식 등으로 생을 마치는 것이다.
지난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해 4∼5월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했다.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하는 이들 중 41.2%가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권리가 있기 때문(27.3%)', '죽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기 때문(19%)'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10명 중 9명이 '말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 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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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 의료 중단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심폐소생술 등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미리 서약하는 제도다.
응답자들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68.3%)', '가족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서(56.9%)'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러한 결과는 죽음에 대한 인식에서 기인한다.
연구진이 '좋은 죽음'의 조건을 조사한 결과, '죽을 때 신체적인 통증을 가급적 느끼지 않는 것'에 대한 중요도 조사에서 응답자 97%는 '중요하다'고 답했다. '통증을 느끼지 않는 죽음이 중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20.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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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나의 병수발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18.5%)', '가족이 나의 간병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17.5%)', '죽음에 대해 미리 심리적인 준비를 하는 것(10.9%)', '임종 시 가까운 가족과 친구가 곁에 있어주는 것(5.8%)' 등이 뒤를 이었다.
좋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는 '생애 말기 발생할 수 있는 통증 완화(62.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생애 말기 환자의 치료 비용 지원(56.8%)'이 뒤따랐다.
한편, 조력 존엄사와 관련된 논의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조력 존엄사가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으며, 미국 일부 주에서도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