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사건반장'
2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SNS로 만난 일당에게 감금당해 돈을 뜯기고 폭행까지 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어머니 A 씨는 지적장애를 가진 20대 아들을 뒀는데, 아들은 지난 1월 10일 A 씨에게 "SNS로 알게 된 동생을 만나러 간다"고 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아들이 6년간 다닌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아 A 씨가 "왜 안 오냐, 출근 안 하냐"고 연락하자, 아들은 대뜸 "광주에 있는 아는 동생 원룸에서 지내면서 아르바이트한다"며 "여기 친구들이 좋다"고 말했다.
걱정됐던 어머니는 "오늘 안으로 와라. 안 오면 경찰에 신고해서 데려오겠다"고 했지만, 아들은 "아는 동생이 차가 있어서 알아서 가겠다"고 답했다.
아들이 계속 돌아오지 않아 어머니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아들과 연락이 되기 때문에 신고 접수를 할 수 없고 강제로 잡아 올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아들이 갑자기 "인증이 필요하다" "우편물 주소랑 내 이름만 찍어서 보내줘" "그동안 엄마 통장으로 간 내 월급 줘" 등의 수상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JTBC '사건반장'
아들이 보낸 메시지가 아니라고 직감한 어머니가 "너 누구냐. 아무리 생각해도 내 아들이 아니다"라며 물었지만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A 씨가 의심한 이유는 아들의 답이 평소와 다르게 너무 빨랐기 때문이라고. 아들은 평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느리게 답했으나, 답장이 빨라도 너무 빨랐다.
아들의 패턴을 잘 알았던 엄마는 아들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광주로 찾아갔지만 아들이 나오지 않아 허탕을 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며칠 뒤 119에서 연락이 왔다. 아들이 위독하다는 것이었다. 아들은 심각한 폭행을 당해 안와골절, 갈비뼈골절, 척추골절, 비장 파열 등으로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알고 보니 SNS를 통해 아들을 알게 된 김 모 씨가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아들을 만나 "광주에 가서 일하자"며 유인해서 데려갔고, 다른 친구 2명에게 "저 형이 지능이 좀 모자란 것 같으니 작업해서 대출을 받자"고 한 것이었다.
김 씨 일당은 아들 명의로 고가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기계를 되팔고, 상조에 가입시켜 고가의 사은품을 수령하는 등의 수법으로 총 1100만 원 정도를 갈취했다.
또 스마트 뱅킹앱을 설치해 대출을 강요한 뒤 나흘이 지난 후부터는 돈이 나올 곳이 없어 보이자 폭행이 시작됐다. 심각한 폭행에 아들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는데, 이들은 이 장면을 찍어 SNS에 뿌리겠다고 협박하며 가혹 행위를 지속했다.
이들은 아들을 이용해 어떻게든 대출을 더 받아내려고 궁리하다가 몇몇 친구들을 더 포섭했는데, 그중 친구 한명이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고 아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경찰은 가해자 중 일부를 준감금·중상해 혐의로 체포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으며, 현재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