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5일(화)

SNS 친구라더니... 감금당해 1100만원 뜯기고 폭행까지 당한 지적장애인

인사이트JTBC '사건반장'


2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SNS로 만난 일당에게 감금당해 돈을 뜯기고 폭행까지 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어머니 A 씨는 지적장애를 가진 20대 아들을 뒀는데, 아들은 지난 1월 10일 A 씨에게 "SNS로 알게 된 동생을 만나러 간다"고 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아들이 6년간 다닌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아 A 씨가 "왜 안 오냐, 출근 안 하냐"고 연락하자, 아들은 대뜸 "광주에 있는 아는 동생 원룸에서 지내면서 아르바이트한다"며 "여기 친구들이 좋다"고 말했다.


걱정됐던 어머니는 "오늘 안으로 와라. 안 오면 경찰에 신고해서 데려오겠다"고 했지만, 아들은 "아는 동생이 차가 있어서 알아서 가겠다"고 답했다.


아들이 계속 돌아오지 않아 어머니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아들과 연락이 되기 때문에 신고 접수를 할 수 없고 강제로 잡아 올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아들이 갑자기 "인증이 필요하다" "우편물 주소랑 내 이름만 찍어서 보내줘" "그동안 엄마 통장으로 간 내 월급 줘" 등의 수상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인사이트JTBC '사건반장'


아들이 보낸 메시지가 아니라고 직감한 어머니가 "너 누구냐. 아무리 생각해도 내 아들이 아니다"라며 물었지만 "맞다"는 답이 돌아왔다.


A 씨가 의심한 이유는 아들의 답이 평소와 다르게 너무 빨랐기 때문이라고. 아들은 평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느리게 답했으나, 답장이 빨라도 너무 빨랐다.


아들의 패턴을 잘 알았던 엄마는 아들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광주로 찾아갔지만 아들이 나오지 않아 허탕을 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며칠 뒤 119에서 연락이 왔다. 아들이 위독하다는 것이었다. 아들은 심각한 폭행을 당해 안와골절, 갈비뼈골절, 척추골절, 비장 파열 등으로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알고 보니 SNS를 통해 아들을 알게 된 김 모 씨가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아들을 만나 "광주에 가서 일하자"며 유인해서 데려갔고, 다른 친구 2명에게 "저 형이 지능이 좀 모자란 것 같으니 작업해서 대출을 받자"고 한 것이었다.


YouTube 'JTBC News'


김 씨 일당은 아들 명의로 고가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기계를 되팔고, 상조에 가입시켜 고가의 사은품을 수령하는 등의 수법으로 총 1100만 원 정도를 갈취했다.


또 스마트 뱅킹앱을 설치해 대출을 강요한 뒤 나흘이 지난 후부터는 돈이 나올 곳이 없어 보이자 폭행이 시작됐다. 심각한 폭행에 아들은 대소변을 가리지 못했는데, 이들은 이 장면을 찍어 SNS에 뿌리겠다고 협박하며 가혹 행위를 지속했다.


이들은 아들을 이용해 어떻게든 대출을 더 받아내려고 궁리하다가 몇몇 친구들을 더 포섭했는데, 그중 친구 한명이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고 아들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경찰은 가해자 중 일부를 준감금·중상해 혐의로 체포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으며, 현재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