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5일(화)

태국·베트남에서 살던 '아열대 곤충'... 제주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사이트아열대성 곤충 제주박각시살이고치벌 / 국립생물자원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국에 서식하는 곤충 종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25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5년간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에서 발견된 신종·미기록종 곤충을 연구한 결과 아열대성 곤충의 비율이 점차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전까지 뚜렷한 사계절의 온대 기후 지역에 속했던 우리나라에서 아열대성 곤충의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기후변화의 명백한 증거로 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신종·미기록종 곤충 중 4%(425종 중 17종)를 차지하던 아열대성 지역 곤충의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인사이트지난해 제주도에서 발견된 큰활무늬수염나방 / 국립생물자원관


2021년에는 4.5%(425종 중 19종)로 소폭 증가했고, 2022년에는 5%(380종 중 19종), 2023년에는 6.6%(380종 중 25종)로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비율이 10.3%(370종 중 38종)로 늘어났다.


연구팀이 발견한 아열대 곤충들은 주로 한반도 남부, 특히 제주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지난해 처음 출현한 38종의 아열대 곤충 중 제주박각시살이고치벌, 큰활무늬수염나방, 노란머리애풀잠자리 등 21종이 제주도에서 최초로 확인됐다. 


이러한 곤충들은 원래 베트남, 대만, 중국 남부, 태국, 인도네시아, 뉴칼레도니아 등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서식하던 종들이다.


인사이트지난해 제주도에서 발견된 부세티털보버섯파리 / 국립생물자원관


아열대 곤충뿐만 아니라 오세아니아, 인도, 아프리카 등지에 분포하는 열대 곤충도 전남과 경남 지역에서 발견됐다. 


어깨무늬창날개뿔나방과 작은가시혹살이좀벌은 전남 지역에서 포착됐으며, 남해띠총채벌레와 뾰족줄수염나방은 경남 지역에서 새롭게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곤충은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이동성이 강해 환경에 따른 분포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생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로 북상한 종들이 아열대와 온대의 경계 지역인 제주도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