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5일(화)

'인사이드아웃·겨울왕국' 제치고 전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1위한 '나타2' 관객들의 정체

인사이트나타2(나타의 마동요해)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나타2'가 국내외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애니메이션들을 제치고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수익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성공이 글로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타2는 중국 고전소설 속 영웅 신을 각색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열풍에 힘입어 나타2는 인사이드 아웃2와 겨울왕국2를 밀어내고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랐다.


인사이트나타2(나타의 마동요해)


인라이트 픽처스/코코카툰이 배급한 이 영화는 지난 1월 29일 중국에서 개봉한 이후 18억 9000달러(한화 약 2조 70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2월 21~23일) 동안에만 무려 1억 5290만 달러(한화 약 2188억)의 수익을 올리며 놀라운 행보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다만 해외 판매 비중은 1% 남짓이다. 수익의 99%는 중국 내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했던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가 해외 수익이 61%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관영매체인 CCTV 방송에서 한 여성 앵커는 "동방의 햇빛이 전 세계를 비춥니다. 누군가는 나타 관람이 마음속 국기 게양이고, 민족의 각성·부흥이라고 말합니다"라며 찬사를 쏟아냈다.


인사이트엑스(X) 캡처


중국 관객 중 일부는 같은 작품을 여러 차례 보는 'N차 관람'으로 '나타2'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곳곳에서 군인, 공무원, 직장인 등의 '나타2' 단체 관람도 이어지는 중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4'는 흥행에 실패했다. BBC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들은 미국의 블록버스터가 중국에서 흥행에 실패한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실제 중국 SNS에서는 '나타가 해외에서 살든 죽든 상관없다. 캡틴 아메리카는 중국에서 죽어야 한다"라는 문구가 여러 곳에서 반복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중국 쓰촨성의 한 영화관은 '나자2'를 지원하기 위해 '캡틴 아메리카4'의 개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사이트소후닷컴


'나타2'와 '캡틴 아메리카4'의 흥행 대결을 중국과 미국의 소프트파워 패권 경쟁으로 인식하는 것.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 언론의 반응에도 유독 주목하는 중이다. 아시아 문화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나자2'의 흥행은 전 세계의 새로운 관객에게 아시아의 문화를 알리는 데 분명 도움이 되고 있다. 영화의 각본, 특수효과 등 품질 면에서도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 영화가 민족주의 감정의 휩쓸리면서 영화 자체가 아닌 정치적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우려 역시 제기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