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5일(화)

"성과급, 현대차만큼 줘"... 현대제철, 노조 잇따른 파업에 손실 커지자 '직장 폐쇄'

현대제철 노조 "성과급, 현대차 규모로 지급하라"


인사이트현대제철 충남 당진제철소 /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지난 24일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에 대해 직장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둘러싸고 노조의 항의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회사 측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날 정오부터 현대제철은 냉연공장 내 산세 압연 설비(PL/TCM) 가동을 중단했다. 이 설비는 열연 강판의 불순물을 제거해 냉연 강판 생산 라인으로 보내는 핵심 공정이다. 가동이 멈추면 냉연 생산 전체가 중단된다. 냉연은 주로 자동차용 강판 생산에 사용된다.


현대제철이 노조 파업에 직장 폐쇄로 대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장 폐쇄는 사용자가 노조의 쟁의 행위에 대응해 근로자의 작업을 중단시키고 임금 지급도 중단할 수 있는 합법적인 조치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이다. 회사 측은 기본급 450%에 1000만원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현대차 수준인 4000만원대 총액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1월 이후 네 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지속적인 파업으로 생산 일정이 불확실해지고, 공정 안정성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며 "경제적 손실과 안전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로 PL/TCM 설비에 직장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냉연 부문에서만 약 254억원 규모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지회 소속 조합원 / 사진=현대제철 노조 인천지회 홈페이지


사측, 직장 폐쇄 '법적 요건' 충족 주장... 생산 차질 불가피


법원은 직장 폐쇄의 요건으로 '대항성'과 '상당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항성은 노조의 쟁의 행위 이후 방어적 목적으로만 실시해야 하며, 상당성은 폐쇄에 중대한 경영상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폐쇄는 노조의 쟁의 이후 이뤄져 대항성을 충족했고, 회사 제시안을 수용할 경우 적자로 전환되는 상황이 상당성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현대제철은 별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47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성과급 제시 이후 650억원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4일 경영 실적을 수정 공시했다.


당진제철소 냉연 라인은 현대제철 냉연 생산량의 약 70%를 담당하는 핵심 시설이다. 나머지 30%는 전남 순천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재 재고로 단기적인 공급 차질은 피할 수 있지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용 강판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직장 폐쇄 해제 시점을 노조의 파업 종료 시점으로 명확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