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 사진=인사이트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갈등으로 서울 지하철 요금 인상이 또다시 연기되면서, 적자에 허덕이는 서울교통공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3월로 예정됐던 서울·인천·경기도의 지하철 요금 인상이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간 갈등으로 인해 관련 안건 처리가 지연되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의회 제328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차질이 생겼다"며 "한두 달 순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박수빈 의원의 3월 지하철 요금 인상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수도권 지하철 요금 인상이 미뤄진 배경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회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인천·경기도 3개 광역자치단체와 코레일은 3월부터 수도권 지하철 요금을 150원 인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 시장 / 사진=인사이트
그러나 경기도의회는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도시철도 운임범위 조정에 대한 도의회 의견청취안'을 포함한 11개 안건의 상정을 거부했다.
이는 김 지사가 양대 교섭단체와 의장과의 협의 없이 추경예산 편성과 특별조정교부금 배분 계획을 추진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서울교통공사의 적자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2024년 당기순손실액은 7237억 원으로, 2023년 5173억 원보다 2064억 원이나 증가했다.
서울시는 2023년 10월 지하철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한 데 이어 2024년 하반기에 추가로 150원을 인상하려 했으나, 정부의 물가 억제 정책으로 연기된 바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이번 요금 인상이 예정대로 이뤄졌다면 서울 지하철 요금은 1400원에서 1550원으로 10.7% 인상될 예정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통해 올해 1326억 원, 내년부터는 매년 1600억 원 이상의 수입 증가를 기대했다.
현재로서는 요금 인상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기 대선 분위기 속에서 정국 상황에 따라 인상 지연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김 지사와 도의회가 합의에 이를 경우, 4월 8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임시회에서 보류된 11개 안건이 처리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수송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운임과 무임승차가 적자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