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인플루엔셜
대만을 대표하는 작가 천쉐의 장편소설 '마천대루'가 한국 독자들을 찾아왔다.
천쉐는 스물다섯에 금기에 도전하는 파격적인 작품으로 대만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등장했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그는 대만의 중견 작가로, 이번 소설은 국내 첫 출간이다.
지난 2020년에 방영된 안젤라베이비 주연의 범죄 미스터리 드라마 '마천대루'의 원작 소설 출간을 기다려온 이들에게는 특히 반가운 소식이다.
'마천대루'는 높이 150미터, 지상 45층의 고층 아파트에서 한 여자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주민들 사이에서 유명했던 카페 매니저 중메이바오를 둘러싼 복잡한 인간관계와 비밀스러운 사연이 차츰 드러나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진다.
각자의 진실과 거짓, 욕망과 좌절이 교차하며 모두가 범인인 동시에 누구도 범인이 아닌 상황이 펼쳐진다. 천쉐는 이 소설이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독자들은 이다혜 기자의 추천처럼 "마천대루의 주민들을 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천쉐는 강렬한 데뷔작 '악녀서' 이후 꾸준히 대만 사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그는 여성, 동성애, 가난과 고통, 죄와 욕망을 다룬 묵직한 작품들로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마천대루'는 그의 작품 중에서도 이정표 같은 작품으로, 처음으로 살인 사건을 등장시켜 범죄 추리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다. 실제 거주했던 타이베이의 고층 빌딩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인의 군상을 묘사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천쉐는 "죄와 벌, 사랑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 소설의 목적은 단순히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다. 사건 해결 대신 남겨진 비통함과 씁쓸함은 메이바오의 죽음 이후 마천대루의 일상을 담담하게 묘사하며 극대화된다.
언론은 잠잠해지고 중메이바오의 죽음은 점차 잊혀질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여기에 있었고 "그녀의 죽음이 우리와 관련 있다는 것을" '마천대루'는 분명하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