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쓰러진 외국인 남성에게 응급처치를 진행하고 있는 최일국 교수와 은성용 소방교 / 사진 제공 = 용인소방서
태국 국제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한국인 소방관과 의사가 심정지로 쓰러진 외국인 남성을 구했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자정을 넘긴 시각, 태국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은성용 소방교는 어디선가 '쿵'하는 소리를 듣게 됐다.
곧바로 소리가 난 현장으로 달려간 은 소방교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외국인 남성과 먼저 현장에 도착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인의 모습을 발견했다.
은 소방교는 자동심장충격기(AED)가 필요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비행기 탑승 대기 중 눈여겨봤던 AED의 위치를 기억하고 이를 즉시 가져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외국인 남성에게 먼저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던 이는 소방청 구급지도의사이자 천안충무병원 응급의료센터 최일국 교수였다.
은 소방교는 최 교수를 도와 쓰러진 외국인의 가슴에 패치를 부착하고 기도를 확보하는 등 응급처치에 돌입했다.
두 사람의 침착하고 노련한 대처 덕분에 쓰러진 외국인 환자는 자발적으로 호흡과 맥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은성용 용인소방서 이동119안전센터 소방교 / 사진 제공 = 용인소방서
쓰러진 외국인 남성의 보호자에 의하면 평소 고혈압을 앓던 남성은 당시 맥주 3캔을 마신 뒤 갑자기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이 의식을 되찾고, 공항 의료진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10여분 동안의 응급상황이 모두 정리되자 은 소방교는 홀연히 자리를 떠나 귀국해 평소처럼 업무에 복귀했다.
해외에서 외국인을 구한 은 소방교의 선행은 '현장에서 도움을 준 소방관을 찾는다'며 그의 신원을 수소문한 최 교수에 의해 드러나게 됐다.
은 소방교는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찾아주고 감사 인사를 전해줘서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