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2일(토)

초등학교 입학 앞둔 아들 두고 돈 없다며 '장난감 물총' 들고 은행 털러 온 아빠... 결국 구속

인사이트부산 기장경찰서는 장난감 물총을 비닐봉지에 담아 권총인 것처럼 위장하고 은행강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 A 씨를 붙잡아 강도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10시 58분쯤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 있는 한 은행에 들어가 강도질을 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사진은 은행을 털려다 미수에 그친 A 씨의 공룡 모양 물총. / 사진 제공 = 부산경찰청


부산 기장에서 공룡 모양 장난감 물총으로 은행을 털려던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지난 19일 A씨를 강도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달 10일 기장군 일광읍의 한 은행에서 돈을 탈취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목도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검은 비닐봉지로 감싼 공룡 모양의 장난감 물총을 실제 총기처럼 위장해 직원과 손님을 위협했다.


고객들에게 "무릎을 꿇어라"고 말한 뒤, 미리 준비해온 여행용 가방에 5만원권을 담으라고 직원에게 지시했다. 그러나 그의 범행은 현장에서 용감한 시민에 의해 단 2분 만에 제압되었다.


인사이트10일 오전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 있는 한 은행에서 강도가 고객과 직원을 위협하고 있다. / 은행 CCTV 영상


조사 결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A씨는 전처의 집에서 거주하다가 아들의 장난감을 가지고 나와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5년 전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후 자영업과 구직에 실패하며 무직 상태로 지냈다. 특히 올해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해져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허술함이 드러났다.


장난감 물총을 이용했으며, 직원들에게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가 직원들이 나가자 "다시 들어와"라고 소리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돈을 가지고 이동할 차량 등도 마련하지 않았고, 집에서 10여 분간 걸어서 은행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A씨의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 수사했고 지난 13일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도구가 장난감 물총이긴 했지만, 시민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공공의 안전을 해친 점을 고려해 엄정하게 수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