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1일(금)

'장기기증'으로 3명 살리고 떠난 다운증후군 청년... "20년간 받은 혜택 되돌려줘야겠다는 마음"

인사이트한국장기조직기증원


다운증후군을 안고 살아온 22세 청년이 생을 마감하며 세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다. 


1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8일 김준혁 씨가 서울아산병원에서 간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달 13일 자택에서 호흡 곤란을 겪다가 응급실에 실려 갔으나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김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에게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다.


김씨의 어머니 김미경 씨는 "준혁이가 장애인으로서 20년 동안 나라의 혜택을 받아왔으니 당연히 그 감사한 마음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아들의 마지막 선물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인사이트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어 "생명나눔을 통해 한 분이라도 더 많은 화자가 새 생명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1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씨는 6살까지는 스스로 걸어 다녔지만, 이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인해 신체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잦은 낙상으로 몸에 상처가 늘어났고, 결국 7살부터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특수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을 마친 고인은 집으로 찾아오는 활동 보조사와 10년 넘게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주변 사람들은 김씨를 장난기 많고 밝은 성격의 청년으로 기억한다. 시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그림 그리기를 특히 좋아했다고 전했다.


어머니 김미경 씨는 아들과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며 "준혁아. 엄마가 하얀 한복을 사서 입혀줬는데 네가 너무 이쁘더라. 꼭 웃고 있는 거 같았어"라고 했다. 


이어 "엄마가 곧 보러 갈 테니까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놀고 있어. 엄마가 항상 준혁이 생각할게.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라는 애틋한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3명의 생명을 살린 기증자 김준혁씨와 힘든 결정을 내려주신 유가족에게 감사드린다"면서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