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rict Court of Western Australia
17살에 몸무게가 27kg밖에 나가지 않는, 앙상한 몸의 소녀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세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호주에 사는 17살 소녀 케이트(가명)는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그녀의 체중은 약 60파운드(약 27.2kg)로 9살 여자아이와 비슷한 체구였다.
지난달 호주 퍼스 지방법원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아이의 아버지(40대)에 징역 6년 6개월, 어머니(40대)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어린 나이로 채식 식단을 유지해 영양실조에 걸린 딸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District Court of Western Australia
케이트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자신이 태어나면서 직장을 그만둔 엄마에게 홈스쿨링을 받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케이트의 가족은 호주 서부 퍼스의 부유한 마을 중 한 곳에 살면서 평범하게 지내는 듯했다.
하지만 부부는 케이트가 평범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하지 않았다.
케이트가 시청한 영화와 TV 프로그램 목록에는 텔레토비, 겨울왕국, 토마스와 친구들 등 나이에 어울리는 것이 전혀 없었다.
17살이 되면 SNS를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다른 평범한 10대들과 달리, 케이트는 공주처럼 부모님이 열어준 생일 파티를 하고 생일 선물로 바비 인형을 받았다.
다른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을 때, 케이트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다.
케이트(가명)의 부모 / abc australia
케이트의 아버지는 아이가 8살 때부터 채식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10대 초반이 되자 케이트는 유제품과 계란 등을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됐다.
한창 잘 먹을 나이에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자 케이트는 나날이 말라갔다.
부모는 케이트를 차에 태우고 발레 학원에 데려다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돌보는 것 같지 않았지만, 제대로 먹지 않는 딸은 결국 성장이 멈춘 것이다.
17살이 된 케이트는 당시 키 147.5cm에 몸무게 27kg에 불과했다.
이런 아이의 모습에 발레 학원에서는 부모에게 '영양사를 만나 보라'라고 권유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이러한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발레 선생님은 당국에 신고했다.
District Court of Western Australia
케이트가 입원 치료를 받을 당시 아이에게서는 2차 성장 징후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부가 매우 건조해 껍질이 벗겨지고 머리카락은 쉽게 부서졌으며 영양실조까지 심했다.
현지 의료진은 케이트가 심각한 영양실조로 인해 심장마비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딸이 하루 세 끼를 먹고 간식도 먹는다면서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영양이 부족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아이가 영양실조인 것을 몰랐으며, 매 끼니 원하는 만큼 음식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원은 부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District Court of Western Australia
재판 과정에서 의사들이 케이트에게 영양을 제공하거나 치료하려 시도하는 것을 부부가 거부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케이트가 심각한 영양실조라는 것은 딸을 사랑한다고 공언한 부모 두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알고 있었다"며 "이것을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케이트의 부모가 아이가 영양실조로 인해 정상적으로 자라나지 않자, 출생증명서를 위조해 아이의 나이를 실제 나이보다 두 살 어리게 만들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올해 20살이 된 케이트는 이런 상황에서 "제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고 사랑하는 부모님이 감옥에 간다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